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배우 선우용여가 전두환 정권 시절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

선우용여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를 통해 “방송 최초로 밝히는 8년의 연기 중단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1965년 동양방송 TBC 무용수 1기로 데뷔해 탤런트로 전향했지만 1980년대 언론 통폐합으로 TBC가 KBS에 흡수되면서 일터를 잃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KBS 별관을 우리가 지어 들어갔다. 고 이병철 회장이 다 돈을 냈는데 6개월 만에 완전히 뺏겨 KBS 2TV가 됐다”며 “내가 미국에 연극하러 갔을 때 누가 TBC가 KBS가 됐다고 알려줬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확인해 보니 이미 합병이 진행돼 있었다”고 말했다.

선우용여는 동료 전원주와 함께 옛 TBC 건물을 찾아 당시를 떠올리며 “암만 생각해도 그건 아니었다. 너무 억울했다. TBC는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회장님이 직접 챙겨줄 정도로 따뜻한 직장이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모든 게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또 그는 “전두환 정권 때 뺏긴 거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평생 쌓아온 걸 빼앗기는 기분이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격정을 드러냈다. 결국 그는 1982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나 8년간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방송국이 합쳐지고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선우용여는 1990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을 통해 방송계에 복귀해 현재까지 60년에 달하는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