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간판타자 강백호(왼쪽)와 안현민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 2명은 타격 노하우를 공유하며 한층 견고한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간판타자 강백호(왼쪽)와 안현민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 2명은 타격 노하우를 공유하며 한층 견고한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형은 어떻게 쳐요?” “난 이렇게 치는데, 넌 어때?”

지난달 말 수원KT위즈파크 한 편에선 KT 위즈의 간판타자 강백호(26)와 안현민(22)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들 2명은 티 배팅(tee batting·타자가 허리 높이의 T자형 막대 위에 공을 올려놓고 치는 일) 훈련을 함께하며 타격 노하우를 공유했다. 안현민이 궁금한 점을 물으면, 강백호는 자신의 방법을 알려준 뒤 그의 의견을 되물었다. KT 구단 관계자는 “강백호가 배팅 케이지에서 훈련할 시간이 될 때까지도 안현민을 돕고 있더라. 평소라면 잠시 숨을 돌릴 시간마저 안현민과 훈련에 쓴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들 2명은 서로에게 크게 의지한다. 닮은 점이 많다. 올 시즌 신인상 수상 후보로 떠오른 안현민은 2018년 신인상을 거머쥔 뒤 KT의 간판타자로 발돋움한 강백호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있다. 안현민은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강)백호 형은 내게 늘 도움이 되는 선배이자 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은 나와 같은 선수가 나타나길 기다린 것 같다. 그런데 나 역시도 형이 필요하다. 우리 팀에 형이 있는 건 정말 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KT 간판타자 강백호(오른쪽)와 안현민이 덕아웃에서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간판타자 강백호(오른쪽)와 안현민이 덕아웃에서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강백호는 안현민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데뷔와 동시에 KT의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강백호는 “지난달 (안)현민이가 두세 경기 안타를 못 치다 다음 경기에 볼넷을 4개나 골라내고도 아쉬워한 모습을 봤다. 사람들이 보는 현민이의 부진의 기준이 어느새 달라져 있는 것 같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나도 비슷한 경험들을 했다. 혼자 이겨내기 벅찬 시간이 많을 것이다. 잘 이겨내 더 멋진 선수로 클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KT는 이들 2명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안현민은 3번, 강백호는 4번타자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다. 둘은 3·4번타자로 처음 선발출전한 지난달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17경기에서 호흡을 자랑했다.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안현민이 볼넷을 골라낸 뒤, 강백호가 2루타로 불러들인 장면도 돋보였다. 안현민은 1루에서 홈까지 한 베이스 더 달리며 강백호의 타점 생산을 도왔다. 강백호는 “내 역할은 현민이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라며 “현민이에게도 ‘설령 못 쳐도 내가 해결할 테니 편안히 치라’고 한다. 그러면서 시너지도 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현민은 “형의 ‘편안히 치라’는 말이 나의 타격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