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할머니 집’ 같은 분위기
평화로운 어촌 마을에 숨은 좀비 설정
편백 휴양림· 골목길 등 친근한 풍경

영화 ‘좀비딸’의 주요 무대가 된 경남 남해 어촌마을. 사진제공ㅣNEW

영화 ‘좀비딸’의 주요 무대가 된 경남 남해 어촌마을. 사진제공ㅣNEW


조정석 주연의 영화 ‘좀비딸’이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올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배경으로는 주연들의 호연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작품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 비밀은 바로 촬영지인 경남 남해에 있다.

연출을 맡은 필감성 감독은 ‘여름 방학 때 할머니 집에 놀러 간 듯한 친근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원했고, 원작인 웹툰에서는 산촌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영화 이미지와 정서를 위해 어촌을 선택했다.

특히 평화로운 어촌 마을 속에 갑자기 좀비가 숨어든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긴장감을 안기기 충분하다. 

극 중 가장 중요한 공간인 ‘밤순’(이정은)의 집은 남해군 창선면에 세워진 오픈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사진제공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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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에 앉으면 탁 트인 오션 뷰가 펼쳐지는 이 공간은, 부녀의 관계와 긴박한 상황을 동시에 담아내며 영화의 핵심 무대가 됐다. 장소 섭외팀은 전국을 돌며 후보지를 물색하던 중 남해의 매력을 발견했고, 결국 이곳에서 주요 장면들을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채경선 미술감독의 손을 거쳐 ‘동화책을 넘기는 느낌’의 정겹고 따뜻한 밤순 집이 탄생했다.

남해의 다양한 명소들이 영화의 배경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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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남해 편백 자연휴양림, 남해 청소년 수련원, 삼동면 인춘당 약국, 상주 중학교 등은 영화 속 현실감을 불어넣는 주요 공간으로 등장한다.

바닷바람이 스치는 좁은 골목길, 언덕 위의 집들, 그리고 잔잔한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좀비딸’ 특유의 한국적 정서와 낯설면서도 친근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