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약물 투약 혐의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던 박유천이 일본에서 미니 앨범 발매와 팬미팅, TV 다큐 방영 등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시선을 받는 반면, 일본에서는 과거 논란을 극복한 서사로 조명되고 있다. 사진출처|박유천SNS

2019년 약물 투약 혐의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던 박유천이 일본에서 미니 앨범 발매와 팬미팅, TV 다큐 방영 등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시선을 받는 반면, 일본에서는 과거 논란을 극복한 서사로 조명되고 있다. 사진출처|박유천SNS



박유천의 이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2019년 약물 투약 혐의와 ‘거짓 기자회견’으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복귀 불가 인물’로 낙인찍혀 있지만, 이와 상반되게 일본에서는 TV 다큐멘터리까지 등장하는 등 ‘재기 서사’로 포장되는 모양새다.

도쿄MX는 20일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방영한다고 예고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소개에서 “수많은 고뇌와 갈등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박유천의 모습, 팬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열정을 담았다”고 기술하며 그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최근 박유천은 일본 나고야에서 미니 앨범 ‘메트로 러브’ 발매 기념 팬미팅을 열고, 현지 TV 예능에도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박유천은 10일 새벽 자신의 SNS에 “처음으로, 지금 나는 진짜 나를 위해 달리고 있어. 그러니까 날 믿어” 라는 글과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출처|박유천SNS

박유천은 10일 새벽 자신의 SNS에 “처음으로, 지금 나는 진짜 나를 위해 달리고 있어. 그러니까 날 믿어” 라는 글과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출처|박유천SNS


일본에서의 이런 복귀 행보와 달리, 과거의 굴레는 여전히 짙다. 박유천은 과거 기자 회견까지 열어 결백을 호소했지만, 곧바로 이를 번복하고 약물투약 혐의를 인정해 큰 파문을 낳았다.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후 몇 달 만에 해외 무대에 등장하며 ‘말 바꾸기’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여기에 2016년 발생한 양도소득세 등 4억 원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지난해 국세청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올랐다.

이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선 도리어 박유천의 과거를 극복 서사로 ‘소비’하는 분위기다. ‘팬과의 약속’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같은 키워드로 그의 복귀를 포장하며 팬심에 호소하고 있는 게 그 근거다. 박유천은 개인 SNS에 “행복은 항상 곁에 있다”며 “여기 있어서 너무 기쁘다”는 글을 올리며 일본 활동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퇴출, 일본에서는 환영.’ 극명하게 어갈린 양국의 시선 속에서, 그의 이번 행보는 재기라기보다 오히려 논란을 반복적으로 환기하는 장치로 작용하는 인상이다.


양주연 기자 ju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