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라이언즈서울 30주년… 최인아 ‘공로상’·현대차 ‘올해의 마케터’ 영예

최인아 최인아책방대표. 칸라이언즈코리아 제공

칸라이언즈서울 30주년, 새롭게 신설된 특별상 첫 시상
최인아 대표, 한국 광고계 최초 여성 임원에서 공로상 수상자로
현대차, 칸라이언즈 5관왕 기록하며 올해의 마케터 선정
글로벌 무대서 한국 크리에이티브의 위상 다시 증명

“광고를 넘어 문화와 산업을 바꾼 두 주인공이 칸라이언즈서울 30주년 무대에 섰다.”

대한민국 대표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칸라이언즈서울(칸라서)’이 24일 개막을 앞두고 3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시상 부문을 공개했다. 이번에 신설된 ‘Lion of Honor(공로상)’과 ‘Creative Marketer of the Year(올해의 마케터)’의 첫 수상자로는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선정됐다. 광고계의 상징적 인물과 글로벌 무대에서 창의성을 증명한 브랜드가 동시에 영광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칸라서 조직위원회는 라이언 오브 아너를 “한국 광고·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성장을 위해 헌신한 인물을 기리고, 그 업적을 후대에 전하는 상”이라 규정했다. 첫 수상자는 한국 광고계 최초 여성 임원으로 기록된 최인아 대표.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출발해 상무·전무·부사장,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까지 오른 그는 “여자라는 이름보다 프로라는 이름을 사랑한다”, “히딩크,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 한국 광고사를 장식한 수많은 카피를 남겼다.

1998년 칸라이언즈 필름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같은 해 칸라서 무대에서 ‘세계 CF의 크리에이티브 경향’을 주제로 첫 토크 세션을 열며 국제무대에 한국 광고계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홈플러스 ‘플러스 투 유어 라이프’, 이마트 ‘서니세일’, 삼성 카메라 ‘인사이트’, CJ제일제당 ‘마인워터’ 등 다수의 글로벌 수상작을 진두지휘하며 한국 크리에이티브의 저력을 입증했다.

제일기획 퇴임 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복합 문화공간 ‘최인아책방’을 설립, 광고를 넘어 삶과 일터 전반에서 창의적 영감을 나누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성복 칸라서 대표는 “광고와 책, 문화 전반을 아우르며 창의적 영감을 확장해온 최인아 대표야말로 공로상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 밤낚시 포스터. 현대자동차 제공

올해 신설된 또 다른 특별상은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다. 단순한 마케팅 성과를 넘어 사회적 임팩트와 실질적 성장을 이끌어낸 브랜드를 기리기 위한 상으로, 첫 수상자는 현대자동차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올해 칸라이언즈에서 ‘밤낚시(Night Fishing)’ 캠페인으로 엔터테인먼트 부문 그랑프리와 필름 부문 실버를 수상했다. 자동차에 장착된 카메라 시점을 활용해 하나의 ‘스낵무비’로 완성한 이 캠페인은 광고와 영화의 경계를 허물며 글로벌 심사위원단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이노션과 배우 손석구의 제작사 스태넘, 마켄필름이 함께 제작하며 혁신적 시도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CSR 프로젝트 ‘나무 특파원(Tree Correspondents)’ 캠페인은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에서 골드 2개와 실버 1개를 거머쥐었다. 환경 문제와 브랜드 비전을 창의적으로 연결해 사회적 가치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로써 현대차는 2025 칸라이언즈에서만 총 5관왕에 오르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성복 대표는 “현대차는 광고에 무심한 MZ세대에 브랜드 메시지를 강요하기보다 콘텐츠 경험을 통해 스스로 몰입하도록 이끈 점이 인정받았다”며 “단순한 자동차 기업이 아닌 기술과 크리에이티비티로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브랜드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은 24일 오전 10시 광화문 시네큐브 칸라서 행사장에서 열린다. 최인아 대표의 특별 강연과 함께 현대차 브랜드경험1사업부 김주미 상무가 무대에 올라 브랜드 전략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라서는 24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칸라이언즈에서 주목받은 글로벌 수상작들을 국내 관객에게 공개하고, 총 40개 세션에 걸쳐 국내외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광고와 마케팅을 넘어 한국 창의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