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숙 신간 ‘한 줄의 반짝임’, 광고 카피에서 배우는 생활 글쓰기

신간 ‘한 줄의 반짝임’은 제목 그대로 우리 삶 속에 스며 있는 짧은 문장이 지닌 힘을 탐구한다. 지은이 정이숙은 30년 넘게 광고 현장에서 활동한 카피라이터로, 매일 쓰지만 좀처럼 쉽지 않은 글쓰기를 광고 카피라는 새로운 창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오늘날 우리는 전화를 걸기보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손 편지 대신 SNS에 글을 남긴다. 글을 쓰지 않는 날은 거의 없지만, 막상 쓰려 하면 빈 화면 앞에서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한 줄의 반짝임’은 이 순간에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광고판, 스마트폰 화면 속 배너 등 매일 스쳐 지나가는 광고 카피를 글쓰기 교과서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단 몇 초 안에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의 숙명은 곧 메시지를 압축하고 불필요한 수식을 덜어내는 기술로 이어진다. 잘 쓰인 카피 한 줄에는 명료한 표현과 공감, 그리고 반전의 장치까지 모두 들어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돼 글의 소재를 찾는 법, 맞춤법과 수사법, 독자의 마음을 여는 반전의 기술, 꼭 써야 하는 글을 쉽게 해결하는 실전 연습, 그리고 매일의 훈련법까지 폭넓게 다룬다. 각 장은 짧게는 네댓 페이지 분량으로, 전문 용어나 이론 대신 우리가 일상에서 본 광고를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덕분에 에세이를 읽듯 술술 넘어간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의 영상 광고 ‘서른의 맞춤법’을 예시로, 나의 감정과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저자는 롯데 대홍기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광고 카피를 통해 웃음을 주거나 눈물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경험해 왔고, 이번 책에서 그 비밀을 생활 글쓰기에 접목했다. 짧은 광고 문구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상업 언어가 아니라 글쓰기의 스승이 된다. ‘한 줄의 반짝임’은 독자에게 그 전환의 즐거움과 한 줄 문장이 지닌 힘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