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 헤치고 배로 두시간 험한 왕진길
주민 30여명 물리치료, 영양제 등에 연신 감사
인근마을 관광객 복통 호소로 전화로 원격처방도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 의료봉사단이 지난 20일 한산면 매물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찾아 주민 30여명을 진료하고 영양제 등을 처방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닥터스)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 의료봉사단이 지난 20일 한산면 매물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찾아 주민 30여명을 진료하고 영양제 등을 처방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닥터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에서 섬 주민들을 위한 뜻깊은 의료봉사가 펼쳐졌다.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 의료봉사단이 지난 20일 한산면 매물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찾아 주민 30여명을 진료하고 영양제 등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봉사에는 정근 이사장(안과 전문의)을 비롯해 외과 김태완 과장, 한의사 최철호 과장, 치과 윤다빈 과장 등 온병원 의료진과 간호부 간부, 그린닥터스 임원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여기에 한국아파트협회 진선우 부회장 등 경남지부 임원들도 합류해 뜻을 함께했다.

봉사 현장에서는 주민들의 사연이 이어졌다. 당금마을에 거주하는 김곡지(84, 여)씨는 허리 통증으로 거동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진을 만나 침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왕진봉사 소식을 모르고 있다가 산길로 당금마을에서 대왕마을로 왕진 가는 봉사단 일행을 담 너머에서 목격하고 진료를 하소연했다. 김씨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치료를 받으니 나만의 특별한 기억이 생겼다. 의료진이 직접 찾아와 치료해주니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항리에서는 10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는 한 관광객이 갑작스러운 소화 장애와 복통, 변비 등의 증세를 호소해 전화를 받은 김태완 과장이 응급 약을 처방했고 보호자가 배를 이용해 처방약을 받아갔다. 환자와 보호자는 2박 3일 일정으로 섬을 찾았다가 응급상황으로 119 신고까지 고민했지만 봉사단을 만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은 “교통이 불편한 섬 지역은 응급 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봉사를 계기로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린닥터스의 이번 매물도 의료봉사는 도서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