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토크 행상에 참석하고 있는 하정우와 정우.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토크 행상에 참석하고 있는 하정우와 정우.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두 정우’가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영화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날카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하정우와 정우가 각각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 ‘윗집사람들’과 ‘짱구’는 17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을 통해 선였다. 이 섹션은 대중적 매력과 위상을 지닌 최신 한국 상업영화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하정우의 ‘윗집사람들’은 밤마다 들려오는 선정적인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녁 식사에 모인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김동욱·공효진) 간 해프닝을 담은 코미디물. 하정우가 연출작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2013년 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을 통해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부담은 12년 전보다 더 크다. ‘롤러코스터’ 이후로도 연출작들을 꾸준히 내놨지만 흥행 부진을 겪었고, 지난 4월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영화 ‘로비’는 26만 명을 모으는 등 참패했다. 이에 ‘로비’ 후 5개월 만에 선보이게 된 이번 작품은 연출자로서의 명예 회복은 물론, 관객과 평단에 성장과 변화를 보여줄 ‘대반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 ‘윗집사람들’, ‘짱구’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 스튜디오·팬엔터테인먼트

영화 ‘윗집사람들’, ‘짱구’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 스튜디오·팬엔터테인먼트

정우의 첫 연출작인 ‘짱구’는 이번 영화제에서 ‘의외의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다. 남성 관객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2009년 영화 ‘바람’의 후속작이다.

‘바람’은 정우가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쓴 학원물로 개봉 당시 2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이후 IPTV 등 2차판권시장에서도 뜨거운 입소문을 타며 ‘비공식 1000만 영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화제작 ‘바람’에서 각본만 맡았던 정우는 ‘짱구’에서 각본 및 연출을 모두 소화했다. 영화는 ‘바람’의 주인공들이 어른이 된 현재 시점을 그린다. 친구들이 각자 인생을 살아가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우정과 갈등을 담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