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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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외교부도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시청 수 3억 뷰를 돌파하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에 등극한 ‘케데헌’이 흥행을 넘어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사절단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받은 ‘케데헌’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예상치 못하게 우리의 일제 강점기 역사까지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한 해외 인플루언서가 16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린 ‘일본이 조직적으로 한국 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1917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직한 대규모 민간 사냥대가 함경북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호랑이 사냥에 나서 사실상 멸종에 이르게 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케데헌’의 더피 캐릭터를 좋아해 ‘한국 호랑이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150만 회를 훌쩍 넘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일본군 위안부 및 문화 말살 정책 등도 언급되며 “일본은 아직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는 댓글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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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 아니다. 앞서 동북공정 논리를 앞세운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 등을 통해 ‘케데헌’에 등장하는 한복과 매듭 등이 ‘중국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등 각국 팬들이 직접 나서 요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케데헌’의 글로벌 팬덤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자발적 문화 사절단’ 역할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 일제 만행을 알리고 중국 동북공정 논리 등에 대해 적극 반박하는 ‘케데헌’ 팬덤이 “그 어떤 정치 지도자, 심지어 외교부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동아에 “‘케데헌’의 흥행은 문화적 파급력과 역사적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전무후무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통해 “타국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스스로 탐구하게 만드는 힘은 OTT 콘텐츠가 가진 새로운 문화 외교 효과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