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보사노바 명작으로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회자되던 아이크 퀘벡(1918~1963)의 유작 ‘Bossa Nova Soul Samba’가 아날로그 LP로 재발매됐다.

뉴저지 출신의 아이크 퀘벡은 댄서이자 피아니스트로 출발했으나 20대 초반 테너 색소폰으로 전향해 로이 엘드리지, 엘라 피츠제럴드, 베니 카터, 콜먼 호킨스와 함께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1950년대에는 헤로인 중독으로 두 차례 단기 형을 선고받는 등 경력의 단절을 겪었으나, 무대에서는 여전히 하드 밥, 보사노바, 소울 재즈를 아우르는 연주를 이어갔다.

이번에 LP로 발매된 앨범 ‘Bossa Nova Soul Samba’는 퀘벡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3개월 전 녹음한 마지막 작품이다. 케니 버렐(기타), 웬델 마샬(베이스), 윌리 보보(드럼)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테너 색소폰의 따뜻하고 묵직한 톤이 보사노바 리듬과 어우러져 들뜨지 않은 편안함을 전하며, 케니 버렐의 멜랑콜리한 기타 사운드가 앨범 전반을 감싼다. 재즈 팬들 사이에서는 “언제 들어도 좋은 보사노바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아이크 퀘벡을 우아한 낭만주의 테너 색소포니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대표작으로 꼽힌다.

특히 수록곡 ‘Loie’는 오늘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테마곡으로 사용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병한·손예진의 주요 장면에 흐르며 보사노바 특유의 서정성을 더한다.

이번 재발매는 180g 오디오파일, 게이트폴더 사양의 한정판 LP로 제작돼 소장 가치를 높였다. 아마존에서는 “삼바에 대한 해석이 놀랍고도 숭고한 기쁨을 준다”라는 평가와 함께 별점 4.5점을 기록했으며, 올뮤직 역시 “낭만적인 보사노바 리듬을 직시한 긴 호흡의 연주”라는 리뷰와 함께 별점 4.5점을 부여했다.

숨겨진 유작이자 보사노바 명반으로 평가받는 아이크 퀘벡의 ‘Bossa Nova Soul Samba’는 이번 재발매로 다시 한 번 재즈 팬들의 턴테이블 위에서 회전하게 됐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