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정상회의로 국제회의 도시 도약

주낙영 경주시장이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으로 ‘글로벌 도시 경주’를 구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주시

시민 만족도 역대 최고…‘포스트 APEC’ 미래 전략 본격화

10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주시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닌, 도시 미래 전략을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천년고도에서 국제회의 도시로
‘천년 고도’로 불려온 경주시는 이제 역사 도시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회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25만 시민의 염원 속에서 성사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그 상징적 결실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시민 모두의 힘을 모아 한 치의 부족함 없는 정상회의를 치르겠다”며 “APEC 레거시를 기반으로 글로벌 국제도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는 이미 연간 4,700만 명이 찾는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으며, 황리단길은 전국적 명소로 부상했다. 신농업혁신타운, 황금대교 개통, 도시재생사업 등 주요 현안도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특히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행정 신뢰도도 높아졌다.

- 시민 만족도 78.6%…역대 최고치
경주의 변화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지난 8월 실시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6%가 시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9년 50.7%에서 27.9%p 오른 수치다.

지난 8월 실시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6%가 시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사진제공 ㅣ 경주시

분야별 만족도는 문화·관광·체육(84.3%)이 가장 높았고, 지역개발(80.1%), 일반행정(77.7%)이 뒤를 이었다. 특히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대해 응답자의 92.1%가 만족한다고 밝혔으며, 92.4%는 “경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시민이 바라는 미래와 시정 비전 일치
시민들은 향후 도시 비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5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역사·문화·관광 인프라 확충(23.1%), 보건·복지 강화(7.4%)가 뒤를 이었다.

세부 과제로는 청년 창업 및 일자리 지원(30.2%), 기업 투자 유치(24.7%),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21.9%), 관광 인프라 확충(18.4%) 등이 제시됐다. 이는 경주시가 내세운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 포스트 APEC 10대 미래 전략
경주시는 2026년부터 ‘포스트 APEC’ 시대를 열기 위한 10대 비전을 추진한다. 우선 APEC 기념공원과 문화의 전당을 조성하고,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과 신라역사문화 대공원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

또 △신라왕경 핵심유적 14곳 복원 △월성해자 복원 △금관총 전시관 개관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 등 대형 문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관광 분야에서는 반려동물 테마파크,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e-모빌리티 연구단지, 첨단소재 가공센터를 통해 차세대 원전과 미래차 산업 거점을 육성한다.

전통과 청년문화가 공존하는 황리단길은 경주의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주시

- 세계 담론의 무대, 경주
APEC은 지난 10년간 ‘포용적 경제’(2015 마닐라), ‘지속가능한 미래’(2023 샌프란시스코), ‘역량 강화·포용·성장’(2024 리마) 등 매년 새로운 의제를 통해 세계 담론을 이끌어왔다.

그 여정의 종착점이 바로 2025년 경주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 연결, 혁신, 번영’을 주제로 열린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며 “소통과 협력으로 시민 만족도를 높이고 중단 없는 경주 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는 이제 천년 고도의 유산을 넘어, 미래 천년의 비전을 세계와 함께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