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 선수 출전시간 조절 부탁할게요!” 홍명보호, 황희찬-김민재-이재성 등 핵심 유럽파 플레잉타임 안배 고민…유럽 클럽들이 KFA에 직접 요청

브라질, 파라과이전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기에 앞서 간단한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브라질전을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전을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혹시 우리 선수들 출전시간 조절해줄 수 있나요?”

축구국가대표팀에 최근 계속되는 민원이다. ‘홍명보호’는 10일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브라질, 파라과이와 A매치 2경기를 치른다. 지난달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 개최국인 미국을 찾아 미국, 멕시코를 상대했던 한국은 이번엔 ‘남미 예방접종’에 나선다.

12월 본선 조추첨에서 조금이라도 수월한 상대를 만나려면 ‘포트2’에 들어야 하는데 10월 및 11월 A매치 4경기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에 대표팀은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최대치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이 2경기 전부 마음 편하게 전력투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몇몇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장거리 비행과 시차 문제를 안고 있는유럽파로, 10월 A매치 명단(26명)이 발표되자마자 각 소속팀에서는 ‘출전시간 안배’를 요청해왔다.

복수의 축구 관계자들은 9일 “잉글랜드와 독일 등 대표팀 선수를 보유한 여러 클럽들이 대한축구협회(KFA)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연락해 해당 선수들의 최근 몸상태를 전하며 출전시간을 배려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귀띔했다. 이 중 일부 팀은 스포츠디렉터(단장)까지 나선 것으로 파악됐는데 그만큼 선수가 건강히 돌아오길 바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물론 A매치 선발 여부, 출전시간 등은 대표팀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홍 감독도 선수들과 구단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선수의 부상은 자신은 물론 대표팀과 클럽 모두에게 큰 손해다. 100% 리듬이 아닌 선수를 무리하게 2경기를 전부 풀타임으로 뛰게 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관리가 필요하다. 박용우(32·알아인)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지며 한층 부담이 커진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29·페예노르트)은 고질적 종아리 부상을 안았고 중앙수비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는 발과 어깨가 좋지 않다.

이재성(33·마인츠)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막 털어냈고, 황희찬(29·울버햄턴)은 대표팀 훈련 도중 오른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다. 또 K리거들은 시즌 후반부로 향하며 많이 지친 상태다. 정답이 없는 문제와 씨름하는 ‘홍명보호’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