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중 갑자기 쏟아진 비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낭만합격’ 관람객들의 모습. 파주 | 양형모 기자
이틀 내내 내린 비, 그러나 축제는 멈추지 않았다
팀 퍼니스트부터 포마스까지, 장르가 넘나든 무대
붐비트의 금관, 보이스 토이의 목소리, 빗방울까지 합주
스태프의 미소와 천막의 손길, 마음에 ‘쏙’ 든 하루
이틀 내내 비가 내렸다.팀 퍼니스트부터 포마스까지, 장르가 넘나든 무대
붐비트의 금관, 보이스 토이의 목소리, 빗방울까지 합주
스태프의 미소와 천막의 손길, 마음에 ‘쏙’ 든 하루
10월 11일 토요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의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에서는 ‘2025 쏙쏙들이페스티벌’ 가을축제 ‘낭만 쏙으로’가 열렸다.
이름처럼, 낭만은 빗속에서도 ‘쏙’하고 들어왔다.
‘쏙쏙들이페스티벌’은 ‘일상에서 만나는 공연예술축제’를 주제로 매월 둘째와 넷째 토요일마다 열리는 국립극장의 대표 행사다.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모두 무료로 펼쳐진다. 이번 가을 축제는 그중에서도 ‘음악’이 무대의 중심에 섰다.
● 축제는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헤이리 마을 입구에서 하얀 우비를 입고 주차 안내를 하던 청년 스태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야외 공연도 다 합니다.”
그 한마디로 이미 축제는 시작됐다. 우산을 쓰고, 비닐 우비를 걸친 관객들은 오늘만큼은 비를 음악과 무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듯했다.

서커스와 코미디를 융합한 독특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 팀 퍼니스트. 파주 | 양형모 기자
정확히 오후 1시, 첫 무대의 막이 올랐다.
무대에 오른 팀은 ‘팀 퍼니스트’, 공연 제목은 ‘체어, 테이블, 체어’였다.
2003년에 창단해 20년 넘게 서커스 코미디와 저글링, 넌버벌 퍼포먼스를 이어온 팀이다. 이날 공연도 넌버벌 코미디에 저글링을 중심으로 한 묘기를 넣고, 여기에 라이브 연주와 스토리를 입혔다.
제목만 보고 의자나 테이블을 이용한 묘기를 떠올렸지만 그것은 아니었고(그럴 줄 알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였다. 일상적인 사물을 매개로 만남과 헤어짐, 유머와 따뜻함을 그려냈다. 특히 리더로 보이는 배우와 민머리 배우의 호흡이 좋았다. 해외공연도 꽤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비도 공연을 구경하고 싶었는지 잠시 멈춰 주었다.

헤이리 챔버 앙상블 멤버들이 공연 후 인사하고 있다. 파주 | 양형모 기자
이날의 유일한 실내공연은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 1층 체험극장 ‘쏙’에서 열렸다.
헤이리 주민들로 멤버를 구성한 듯한(물론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름을 가진 ‘헤이리 챔버 앙상블’의 ‘현으로 듣는 오페라’. 제목처럼 목소리 대신 현악 4중주가 오페라를 노래했다.

2020년 ‘꼰대’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빈채는개성있는 음색과 완성도 높은 자작곡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파주 | 양형모 기자
극장을 나서자, 야외무대에서는 인디 뮤지션 ‘빈채’의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끝물이라 세 곡 정도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의 오리지널 곡 ‘빠빠’가 유난히 귀에 남았다. 인상적인 멜로디와 구성을 지닌 곡으로, 인디 가수의 오리지널치고는 대중성이 뛰어난 곡이었다. 아마 작곡할 때 제목을 두고 ‘빠빠빠’로 할 것인지, ‘빠빠’로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았을까.

금관악기의 파워풀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붐비트. 파주 | 양형모 기자
이어 브라스밴드 ‘붐비트’의 등장. 사실 리허설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팀이다.
트럼펫, 트롬본, 테너 색소폰, 알토 색소폰, 튜바. 다섯 개의 금관악기를 한데 모아 놓으니 그야말로 내려오던 비가 깜짝 놀라 하늘로 되돌아갈 정도의 음량이다. 이날 축제 프로그램의 허리를 든든하게 세워준 팀이었다.
● 목소리로 세운 무대, 그리고 낭만의 피날레
붐비트의 우렁찬 공연이 끝나자 고요함이 찾아왔다. 이번엔 악기 대신 사람의 목소리가 빗속을 채웠다. 남녀혼성 아카펠라 그룹 ‘보이스 토이’의 차례였다. 야외 공연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던 붐비트 바로 다음 순서로 사람의 생목소리로만 음악을 만드는 아카펠라팀을 배치하다니. 하하! 보이스 토이도 꽤 당황스러웠는지 “이 순서, 부담스럽네요!”라며 웃음과 함께 등장했다.

혼성 아카펠라 그룹 ‘보이스 토이’가 마지막 곡 ‘붉은 노을’을 부르고 있다. 파주 | 양형모 기자
남녀혼성의 아카펠라를 좋아한다. 이 조합의 경우 노래뿐만 아니라 성대모사와 비트박스까지 들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보이스 토이도 그랬다. ‘디즈니 메들리’도 좋았지만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호응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아이들 데리고 나온 엄마 아빠들이 더 신이 나 보였다.

배우다 재즈밴드의 연주 모습. 파주 | 양형모 기자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팝페라 그룹 ‘포마스’ 파주 | 양형모 기자
배우다 재즈밴드에 이어 팝페라팀 포마스로 마무리. 4인 4색의 크로스오버팀인데 요즘 콘서트, 행사에서 트로트만큼이나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닐까 싶다. 남성 크로스오버팀의 경우 테너보다 베이스가 주목 받는 경우가 많다. 쿨의 ‘아로하’를 불러주어 더 고마웠다.
● 마음에 ‘쏙’ 든 사람들
공연팀들 못지않게 칭찬하고 싶은 팀이 있다. 스태프들이다. 축제를 방문해서 스태프들 때문에 마음 상한 경험이 없지 않았다. 인파가 몰리다보니 피곤하고 짜증이 나겠지만, 불친절을 넘어 고압적인 스태프들도 제법 보았다.
그런 점에서 이날 쏙쏙들이페스테벌의 스태프들은 마음에 ‘쏙’ 들었다.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궂은 날씨에도 축제를 충분히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을뿐만 아니라 융통성을 발휘해 즉석에서 실행한 경우도 있었다. 쏟아지는 비로 인해 야외 무대 의자에 앉아 있던 관객들이 천막 아래로 다급히 몸을 피하자, 스태프들은 아예 천막을 번쩍 들어 객석으로 가져왔다.
젖은 객석의 물기를 닦아내고, 간식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비를 피해 주차장으로 달려가는 관객들을 향해 마지막까지 환한 미소로 인사해 주었던 스태프들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공연도, 프로그램도, 사람도 모두 완벽했던 축제의 하루. 이날 헤이리에는 따뜻한 ‘낭만’의 비가 쏘옥쏘옥 내렸다.
[여밤시] 여행은 밤에 시작된다. 캐리어를 열고, 정보를 검색하고, 낯선 풍경을 상상하며 잠 못 드는 밤. 우리들의 마음은 이미 여행지를 향해 출발하고 있었다.
파주 |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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