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우스 전략 거점”…LG전자 인도법인, 현지 증시 입성

LG전자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LG전자는 14일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 및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가졌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와 아쉬쉬 차우한 NSE CEO(최고경영자)가 현지 증시 개장시간에 맞춰 LG전자 인도법인의 거래를 알리는 의미의 타종도 진행했다. 세계 1위 인구대국에서 국민 기업이 되고, 인도 경제성장 동반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LG전자가 내세운 비전이다.

●기업가치 12조 원 이상 평가
LG전자는 앞서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LG전자 인도법인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약 1만8000원)로 책정됐으며, 주식배정청약에는 인도 IPO(기업공개) 역사상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려 공모 주식수의 54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현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 기준 LG전자 인도법인은 1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LG전자는 인도 자본시장에서 1조8000억 원 규모 현금을 국내로 조달한다. 금융비용, 차입금비율 등 영향 없이 대규모 현금이 유입돼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올라가게 된다. LG전자는 조달 자금을 미래성장 투자에 폭넓게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LG전자 인도법인의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지화 기업의 장점을 살린 사업기회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대표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맞춤형 전략 확대 
조 대표는 인도 증시 상장과 함께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인도를 세계로’ 만드는 비전도 밝혔다. 14억 인구 대국이자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에서 현지 고객·시장 맞춤형 전략을 확대하고, 현재의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 지위를 넘어 최고 국민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인도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선보이는 등 맞춤형 전략을 더욱 확대한다. 또 인도 정부 주도의 제조 부흥 정책에 발맞춰 인도 내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판매, 서비스 등 전 밸류체인을 고도화한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에 진출해 28년 동안 인도 전역에 걸쳐 현지 완결형 사업체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기존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 이어 6억 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도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를 전사 성장전략의 한 축에 해당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거점 국가로 만들어 간다는 목표다. 특히, LG전자가 국민 기업으로서 인도가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는 데에 파트너로 함께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