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진

방탄소년단 진



밀라노의 공기조차 ‘진’으로 재편됐다.
2026 S/S 밀라노 패션위크의 공식 일정이 모두 끝난 뒤에도 도시의 전광판과 피드, 그리고 사람들의 대화는 여전히 한 이름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그 이름은 방탄소년단(BTS) 진이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PR 분석기관 온클루시브(Onclusive)는 9월 23일부터 28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된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 전 세계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셀러브리티’ 1위에 진이 올랐다고 발표했다. 120명의 분석 대상 중 진이 차지한 점유율은 37.50%. 압도적인 수치였다.

진이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구찌(Gucci) 역시 브랜드 부문에서 38.54%로 1위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패션위크의 주제어는 ‘Gucci X Jin’이었다. 온클루시브는 “구찌의 진정한 로켓 연료는 방탄소년단 진이었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밀라노 패션위크 관련 언급은 총 496만 건에 달했으며, 정점은 9월 23일 오후 7시(현지시간) 구찌 패션쇼가 시작된 바로 그 시점이었다. 진이 등장하자 SNS 전반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다. 단 하루 만에 X(옛 트위터)에서만 100만 건이 넘는 게시물이 생성됐고, 이는 구찌 전체 EMV(Earned Media Value)의 42%를 차지했다.


#JinxGucci 해시태그는 단숨에 전 세계 트렌드로 올랐다. #jin(127만 회), #mfw(208만 회), #jinxgucci(119만 회). 세 개의 키워드가 만들어낸 디지털 파장은 ‘밀라노 패션위크’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았다. 단순한 패션 홍보를 넘어 참여형 콘텐츠로 확장된 새로운 성공 모델이었다. 온클루시브는 “이 인기 해시태그들이 밀라노 패션위크의 디지털 성공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패션쇼 당일, 진은 단편 영화 ‘The Tiger’ 시사회 현장에서 클래식과 모던, 절제와 화려함을 우아하게 넘나드는 스타일로 등장했다. 그의 실루엣이 조명 아래 완성되는 순간, 현장은 함성보다 큰 셔터 소리로 진동했다. 현지 매체들은 “그는 MFW의 얼굴이었다”고 보도했다. 패션위크 전체가 한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진은 주요 매체에서 일제히 ‘베스트 드레서’로 꼽혔고, 글로벌 패션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기록됐다. 온클루시브 차트 속 37.5%와 38.54%. 이것은 세계 패션 시장이 ‘진’이라는 이름에 새긴 신뢰의 서명과 같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