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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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대표 배우 한효주와 오구리 슌이 주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가 공개 직후 글로벌 차트에 안착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일본 오리지널 시리즈이지만, 국내 제작사가 주도한 한일 합작 드라마로 완성돼 양국의 감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상적인 협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된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발표한 넷플릭스 TV 부문 글로벌 차트에서 7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단숨에 1위를 기록했고, 한국·대만·태국·브라질·인도네시아·홍콩·싱가포르·도미니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에서도 5위 안에 들며 흥행세를 보였다.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결벽증으로 타인을 만질 수 없는 남자(오구리 슌)와 시선공포증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천재 쇼콜라티에(한효주)의 로맨스를 그린다. 상처를 지닌 두 인물이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담아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 달리, 자극 대신 온기를 택한 감성적 연출이 호평을 이끌고 있다. 일본 감독 츠키카와 쇼가 연출을 맡았지만, 한국 제작사 용필름이 전체 제작 방향을 주도하며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유머나 감정 표현 대신 한국식의 섬세한 감정선과 현실적 공감대를 녹여낸 점이 장점이 된 인상이다. 그 결과 ‘케이(K) 드라마’의 색채를 살리면서도 일본 정서의 섬세한 미감을 조화롭게 구현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OST와 특별출연도 화제성에 힘을 보탰다. 메인 OST로 사용된 르세라핌 김채원이 일본어로 리메이크한 박혜경의 명곡 ‘고백’은 공개 직후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송중기와 사카구치 켄타로의 특별출연 역시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주인공으로 나선 한효주의 열연이 인기를 견인했다. 대부분의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하면서도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호평을 받았다. 오구리 슌과의 호흡 역시 자연스럽고 밀도 있게 그려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로맨틱 어나니머스’가 OTT 시대 한일 합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으면서, 내년 공개 예정인 한일 합작 시리즈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일본 넷플릭스는 아소무라 하야토와 옥택연이 주연하고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소울메이트’, 오구리 슌·아오이 유우 주연, 연상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가스인간’을 내년 공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