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동 고분군 신라 장수 추정 인골과 금동관 일부 출토 현황도. 사진제공 ㅣ 경주시

경주 황남동 고분군 신라 장수 추정 인골과 금동관 일부 출토 현황도. 사진제공 ㅣ 경주시



경주 황남동 고분군에서 신라 장수로 추정되는 인골과 금동관 일부가 출토됐다.

경주시는 20일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함께 추진 중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과정에서 황남동 120호분 하부에서 ‘황남동 1호 목곽묘(덧널무덤)’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덤에서는 사람과 말의 갑옷·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남성 장수의 인골, 그리고 순장된 시종의 인골이 함께 출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확인된 황남동 1호 목곽묘가 적석목곽분보다 앞선 시기의 무덤으로, 신라 고분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무덤 안에서는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관 조각이 확인됐으며,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가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말의 갑옷(馬甲·마갑)은 쪽샘지구 C10호분 이후 두 번째 발견 사례다.

이를 통해 5세기 전후 신라의 중장기병 운용과 군사체계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덤 주인은 치아 분석 결과 30세 안팎의 남성 장수로 추정되며, 함께 나온 인골은 그를 보좌하던 시종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 성과는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에서 진행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발굴은 신라 고분 형식의 변화와 초기 국가 체제의 위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며 “유물의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신라왕경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유적의 보존과 공개가 조화를 이루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