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의 판소리 <눈, 눈, 눈>

이자람의 판소리 <눈, 눈, 눈>



서울의 가을이 무대 위에서 활짝 피어났다.
‘2025 서울아트마켓(PAMS)’이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서울 중구 국립극장과 서울남산국악당 일대에서 성황리에 열리며, 20년 역사의 K-공연예술 유통 허브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올해 행사에는 30여 개국에서 1900여 명의 공연예술 관계자가 참가했다. 50여 개 피칭 프로젝트, 80여 개 부스 단체, 1650건 이상의 미팅이 이어지며 한국 공연예술의 새로운 순환 구조와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

서울에서 닷새간 열린 본행사는 막을 내렸지만, 전막공연은 11월 9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 극장 쿼드 등으로 이어져 ‘공연예술의 현재진행형’을 완성한다.

이번 마켓은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와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이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했다. ‘대한민국은 공연중’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국내외 예술 관계자 간 실질적 교류와 유통 활성화를 이끄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소희 <풍류>


팸스 스피드데이팅

팸스 스피드데이팅


국내외 관계자들의 네트워킹은 뜨거웠다.
‘팸스 스피드데이팅’에서는 900여 건의 미팅이 성사됐고, 80여 개 단체가 참여한 ‘팸스부스’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무대’로 평가받았다. 한 관계자는 “팸스부스는 홍보 이상의 경험이었다. 예술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임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팸스피칭’에는 한국과 해외 아티스트 50여 개 프로젝트가 참여했다. 단순 발표를 넘어 짧은 공연 형식으로 진행된 피칭은 현장 반응이 뜨거웠고, 이를 통해 공동제작, 국내 유통, 해외 투어 등 구체적 협력 논의가 활발히 오갔다.

올해는 특히 ‘국내 유통’ 부문을 강화해 지역 예술단체의 참여가 확대됐다. 서울의 GS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두산아트센터뿐 아니라 부산, 전북, 경기 지역의 주요 문화재단이 함께하며, 지역 공연예술의 균형 발전에 의미를 더했다.

‘팸스초이스’ 쇼케이스에서는 송소희의 ‘풍류’, 이자람의 판소리 ‘눈, 눈, 눈’, 왓아이아트의 ‘인:아웃’, 이양희의 ‘쉬머링’, 리퀴드사운드의 ‘오프온 연희해체프로젝트 II’ 등 10편이 무대에 올랐다.
팸스 살롱

팸스 살롱


특히 이양희의 ‘쉬머링’은 전통무용과 1990년대 레이브 문화를 교차한 독창적 연출로 큰 화제를 모았고, 해외 공연장과 축제의 공식 초청으로 이어졌다.
2025 팸스초이스 선정작들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싱가포르, 일본, 호주,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요 해외 무대와 공동제작 및 투어 협의를 이어가며, K-공연예술의 국제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온 참가자는 “한국 전통예술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마켓 종료 후에도 티오비그룹의 ‘바코드’, 씨앗프로젝트의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음이온의 ‘스와이프!’ 등 전막공연이 11월 9일까지 이어지며, 올해 팸스의 여정을 완성한다.
‘팸스살롱’에서는 홍콩공연예술엑스포, 요코하마공연예술회의, 캐나다공연예술협회 등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제 협력 모델을 논의하며 ‘서울에서 세계로’라는 비전을 공유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20주년을 맞은 팸스가 국내외 예술 유통의 선순환 플랫폼으로 도약했다”며 “앞으로도 예술과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