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강민호는 PO 2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전 경기에 출전했다. 파울타구에 맞아 온몸이 성치 않은데도 매 경기 투혼을 펼치고 있어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19일 한화와 PO 2차전 9회초 2사 1루서 2점홈런을 쳐낸 뒤 기뻐하는 강민호. 뉴시스

삼성 포수 강민호는 PO 2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전 경기에 출전했다. 파울타구에 맞아 온몸이 성치 않은데도 매 경기 투혼을 펼치고 있어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19일 한화와 PO 2차전 9회초 2사 1루서 2점홈런을 쳐낸 뒤 기뻐하는 강민호. 뉴시스



“힘들지만 힘들다고 말할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40)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2경기),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경기에 이어 한화 이글스와 PO(5전3선승제) 1, 2차전까지 총 8경기를 교체 없이 소화하며 든든하게 안방을 지켰다. 정규시즌에도 KBO리그 포수 중 3번째로 많은 876.2이닝을 소화했는데, 포스트시즌(PS) 무대에서도 좀처럼 쉴 틈이 없다. 그의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뜻이다. 19일 PO 2차전서는 9회초 2점홈런을 쳐내며 PO 최고령 홈런(40세 2개월 1일)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수는 체력소모가 큰 포지션이다. 편치 않은 자세로 앉아 투수의 공을 받아야 하는 데다 주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야수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욱이 불혹의 나이인 강민호는 다른 포수들과 비교해 체력소모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통증이 동반되면 체력 부담은 몇 배로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민호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2004년 1군 데뷔(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한 번도 끼우지 못한 우승 반지를 향한 절실함 때문이다.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전력질주하고, 수비 도중 파울타구에 맞아 쇄골, 급소 등에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플레이를 이어간다. 강민호는 “온몸이 성한 곳이 없다”며 “솔직히 힘들다. 힘들지만, 힘들다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 가능한 모든 힘을 짜내서 해봐야 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 와중에도 동료들을 살뜰히 챙긴다. 베테랑의 품격이 엿보인 대목이다. 삼성은 WC 결정전부터 강민호, 김재성(29), 이병헌(26) 등 3명의 포수를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러나 강민호의 비중이 워낙 큰 까닭에 김재성, 이병헌은 PO 2차전까지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강민호는 이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큰 경기를 통해 뭔가를 얻길 진심으로 바랐다.

“이 무대에서 같이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 선수가 야구를 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벤치에서도 매 상황마다 어떻게 움직일지를 생각하고 있더라. 그런 모습만 봐도 나중에는 두 선수에게 좋은 날이 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삼성 포수 강민호(오른쪽)는 PO 2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전 경기에 출전했다. 파울타구에 맞아 온몸이 성치 않은 와중에도 매 경기 투혼을 펼치고 있어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14일 SSG와 준PO 4차전서 후라도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강민호. 뉴시스

삼성 포수 강민호(오른쪽)는 PO 2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전 경기에 출전했다. 파울타구에 맞아 온몸이 성치 않은 와중에도 매 경기 투혼을 펼치고 있어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14일 SSG와 준PO 4차전서 후라도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강민호. 뉴시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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