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학교체육진흥회-스포츠동아 공동 기획] “야구 응원은 우리 지역이 최고야”

사직구장에서 응원하는 관중들. 사진 제공｜이선명 학생기자

지역 정체성 담긴 응원 구호

유대감 높이는 문화적 자산

한국프로야구 응원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경기 내내 펼쳐지는 신나는 응원과 선수들의 응원가, 응원단의 율동 등이 온오프라인에서 화제다. KBO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외국인선수들의 경우 응원과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콘서트 현장과 비슷한 한국 야구장을 주목한다. 일부 치어리더는 대만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국프로야구의 응원은 경기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지역의 언어, 문화, 정체성까지 담고 있다. 각 구단의 팬들은 자신이 속한 도시의 말투와 정서를 응원가와 구호에 담아 구단에 대한 애정을 표출하고, 지역공동체와 일체감까지 느끼고 있다.

대구광역시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 ‘투게더(Together)’는 단순한 팀 응원곡이 아니다. “대구의 자랑, 대구의 자존심”이라는 가사는 삼성이 하나의 프로야구팀을 넘어 대구시민의 자부심 자체임을 느끼게 해준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이 노래는 대구의 열정과 긍지를 상징하고, 팬들에게 ‘우리는 하나다’라는 소속감도 갖게 해준다.

야구의 도시 부산광역시에 자리 잡은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에서도 지역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난다. 상대 투수가 주자를 견제하면 나오는 구호 ‘마’는 롯데를 상징하는 외침이다. 부산 사투리 ‘인마’를 줄인 말로 정감 있는 어투다. 이 한마디는 단숨에 경기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부산 특유의 열정적 기질까지 느껴진다. ‘마’라는 구호에 대응하는 다른 구단들의 구호까지 등장하게 했다.

광주광역시가 연고지인 KIA 타이거즈의 응원가 ‘남행열차’ 역시 팬들의 단결을 상징하는 대표 응원가다. 가사에 등장하는 ‘호남선’이라는 단어는 호남지역을 상징한다. 광주시민과 팬들은 자연스럽게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 경기 후반부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지면 야구장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거대한 합창 무대로 변하고,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이처럼 각 구단의 응원가와 구호에는 지역의 언어, 억양,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팬들은 단순히 팀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속한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하는 주체가 된다. 사투리는 표준어보다 감정 전달력이 강하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끼리 유대감을 더 깊게 만들어준다. 응원 속 사투리와 억양은 팬들에게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을 형성하고, 동시에 팀과 도시를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역어가 담긴 응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도시의 언어로 빚어진 문화예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야구장은 지역민들이 모여 자신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문화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 또한 한국프로야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선명 학생기자(금명여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