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웃지 않았는데” 표정부터 확 달라진 최원태, 올해 가을야구는 ‘삼성맨’의 출발점이다 [PO]

삼성 최원태는 올해 PS를 통해 ‘가을 사나이’로 거듭났다. PS 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2승을 수확한 그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19일 한화와 PO 2차전에서 7회를 마친 뒤 포효하는 최원태. 뉴시스

“지금처럼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최원태(28)는 올해 정규시즌 내내 웃을 일이 많지 않았다. 4년 최대 70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사자군단의 일원이 됐지만, 기대했던 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탓이다.

최원태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8승7패, 평균자책점(ERA) 4.92(124.1이닝 68자책점)로 아쉬움을 남겼고, 규정이닝(14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8회에 불과했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떠나는 일이 빈번했고, 정규시즌 막판에는 불펜으로 나서기도 했다.

포스트시즌(PS)에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PS 통산 1승도 거두지 못한 데다 ERA도 9.89(23.2이닝 26자책점)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사구 하나만을 내준 뒤 교체됐다. 활용법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었다.

삼성 최원태는 올해 PS를 통해 ‘가을 사나이’로 거듭났다. PS 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2승을 수확한 그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19일 한화와 PO 2차전에서 6회를 마친 뒤 환하게 웃는 최원태. 뉴시스

그러나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때부터 스스로 기류를 바꿨다. 9일 준PO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여세를 몰아 19일 한화 이글스와 PO(5전3선승제) 2차전에선 7이닝 동안 4안타 1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또 한 번 승리를 따냈다.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삼성 팬들도 180도 달라진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PS 내내 관중석을 푸른 빛으로 물들인 삼성 팬들은 어느 때보다 크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번 가을은 최원태가 ‘삼성맨’으로 공인받은 무대인 셈이다. 그는 “이제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즐기면서 하다 보니 더 잘된다. 지금까지 성적은 비판 받을 만했는데, (포수) 강민호 선배를 비롯한 동료들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준 덕분에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최원태를 언급할 때마다 웃음을 숨기지 못한다. “최원태는 가을 사나이”라고 치켜세운 그는 “최원태가 지금처럼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가을이 되니 많이 웃더라. 이제는 확실히 팀에 녹아든 모습이 보여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 최원태는 올해 PS를 통해 ‘가을 사나이’로 거듭났다. PS 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2승을 수확한 그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19일 한화와 PO 2차전에서 7회를 마친 뒤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하는 최원태. 뉴시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