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종교연합, 범어사서 ‘2025 국제평화음악제’ 개최
지난 2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선문화관에서 ‘2025 국제평화음악제’가 개최됐다. (사진제공=국제종교연합)

지난 2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선문화관에서 ‘2025 국제평화음악제’가 개최됐다. (사진제공=국제종교연합)


유엔 창설 80주년을 기념하는 ‘2025 국제평화음악제’가 지난 2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선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불교·기독교·천주교 신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와 문화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를 노래하는 울림의 무대가 펼쳐졌다.

행사에는 정여 범어사 방장스님, 국가원로회 김계춘 신부, 전국기독교총연합회 임영문 목사, 안락성당 신요안 주임신부, 범어사 정오 주지스님, 정근 온그룹 회장 등 국제종교연합 회장단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독교 무대의 문을 연 첫 곡은 ‘그리운 금강산’이었다. 온요양병원 권진영 행정실장의 지휘 아래 박새결·김재원 군이 바이올린으로 서정적인 선율을 펼쳤다.

두 연주자는 발달장애를 지닌 청년으로, 지난 2년간 꾸준히 고신대 음대 출신 권진영 실장에게 사사하며 음악을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어 온병원 손채완 물리치료사와 최신용 간호사의 노래가 더해지며 남북의 경계를 넘어선 평화의 울림이 객석을 채웠다.

천주교 대표 무대에서는 테너 허동권과 소프라노 왕기현이 ‘O mio babbino caro’를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신유진의 섬세한 반주가 두 사람의 음성을 감싸며 마치 기도처럼 관객의 마음을 적셨다.

온그룹의료재단 소속 의료진들로 구성된 ‘화이트 앤젤스’의 무대는 서툴지만 진심 어린 울림으로 박수를 받았다. 류성열 교수의 지휘와 윤선희 이사장의 플루트 연주, 신유진의 피아노 반주가 어우러진 ‘사랑이 필요할 때죠’는 종교를 넘어선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불교의 여여한 중창단 8명은 바리톤 윤오건과 지휘자 최진현의 협연으로 ‘즐거운 가요 메들리’와 ‘금강청령 범어사’를 들려줬다. 장엄한 불교 선율 속에서도 인간적인 따스함이 묻어났고, 청아한 합창이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모든 출연진이 함께 부른 피날레 ‘사랑으로’는 종교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며 감동의 절정을 이뤘다. 천주교·기독교·불교의 음악인들이 손을 맞잡은 순간, 관객석에서는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현장에는 다양한 종교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석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음악이 곧 평화’임을 체감했다. 한 시민은 “믿음의 언어는 달라도 음악은 마음을 하나로 묶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제종교연합 정여 이사장(범어사 방장스님)은 “음악은 가장 평화로운 언어이자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다리”라며 “분단의 아픔을 겪는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평화음악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