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볼보 XC60은 11.2인치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에어서스펜션을 탑재, 럭셔리한 실내와 압도적인 승차감을 완성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신형 볼보 XC60은 11.2인치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에어서스펜션을 탑재, 럭셔리한 실내와 압도적인 승차감을 완성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볼보의 글로벌 베스트셀러이자 ‘프리미엄 중형 SUV의 교과서’로 불리는 XC60이 다시 한번 진화했다. 2008년 데뷔 이래 누적 판매 270만 대를 넘기며 브랜드를 이끌어온 상징적인 모델이다. 지난 8월 공식 출시된 신형 XC60은 단순한 연식 변경을 넘어, ‘완벽한 패밀리카’라는 명제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칼을 갈았다.

시승 차량은 주력 모델인 B5 AWD 울트라 트림. ‘다크’테마가 적용돼 크롬 대신 고광택 블랙 디테일이 스포티함을 더했다. 전면부의 사선 메시 그릴은 더 입체적이고 현대적인 인상이다. 20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이 꽉 찬 하우스와 어우러져 당당한 자세를 연출한다.

신형 XC60의 실내.  화이트 드리프트 우드,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가 어우러져 최고 수준의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신형 XC60의 실내. 화이트 드리프트 우드,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가 어우러져 최고 수준의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문을 열고 들어선 실내는 ‘스칸디나비아 리빙 룸’이라는 표현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시승차에 적용된 ‘화이트 드리프트 우드’ 트림은 플라스틱 느낌이 아닌, 결이 살아있는 실제 나무의 질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의 착좌감은 두말할 필요 없이 편안하다.

가장 큰 변화는 중앙의 11.2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에서 시작된다.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을 탑재해 기존 모델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반응 속도’를 완벽히 해결했다. 터치 즉시 반응하는 스크린은 최신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직관적이다. LCF 반사 방지 코팅 덕분에 한낮의 직사광선 아래서도 시인성이 뛰어났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의 탑재다. 티맵, 누구 오토는 물론, 이제 차 안에서 OTT와 웹툰, SNS까지 즐길 수 있게 됐다. 잠시 정차 후 웨일 브라우저로 유튜브를 실행하니, 1,410W급 바워스 앤 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이 뿜어내는 풍부한 음질과 어우러져 작은 영화관이 따로 없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 버튼을 돌렸다. B5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엔진은 250마력의 출력을 조용히 뿜어낸다. B5 울트라 트림부터 기본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과 ‘액티브 섀시’는 ‘컴포트’모드에서 빛을 발한다. 노면의 자잘한 충격은 물론, 높은 과속방지턱도 구름 위를 지나듯 부드럽게 흡수한다.

볼보 신형 XC60 측면 디자인.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볼보 신형 XC60 측면 디자인.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변경했다. 차체가 즉각 낮아지며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조여지는 것이 느껴진다. 2톤에 가까운 차체지만 250마력의 출력은 꾸준히 차를 밀어붙인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MHEV 시스템이 매끄럽게 개입해 저속부터 고속까지 지침 없는 가속감을 선사한다. 8단 변속기는 운전자가 변속 충격을 거의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영민하게 움직인다.

이 차의 진가는 ‘액티브 섀시’에서 드러난다. 초당 500회 노면을 모니터링한다는 설명처럼, 고속으로 차선을 변경하거나 램프 구간을 돌아 나갈 때 롤(쏠림)을 억제하는 실력이 발군이다. SUV의 높은 차체를 가졌음에도 잘 조율된 고급 세단에 타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형 XC60은 볼보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안전’ 위에, ‘인포테인먼트’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했고, 여기에 에어 서스펜션이라는 ‘안락함’까지 더했다. B5 울트라 기준 7330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패밀리카 시장의 ‘모범생’이 더 완벽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돌아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