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기세 꺾은 불혹의 불펜 에이스…LG 김진성, KS 공기 바꾼 구원자로 우뚝

LG 김진성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KS 2차전에서 7-5로 쫓기던 4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막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잠실｜뉴시스

LG 트윈스의 베테랑 불펜 김진성(40)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의 흐름을 바꿨다.

김진성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화 이글스와 KS 2차전에 구원등판해 1.1이닝 무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13-5 승리에 힘을 보탰다. 구원승을 올린 그는 40세 7개월 20일의 나이로 2008년 가득염(SK 와이번스·39세 29일)이 세운 역대 KS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전날(26일) 1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한 그는 2차전서도 단 하나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흐름을 이어갔다.

김진성은 7-5로 쫓긴 4회말 2사 만루서 구원등판했다. 타자는 한화의 4번 노시환이었다. 실점한다면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그는 주무기 포크볼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 탓에 볼 2개를 잇달아 던졌다. 노시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2B-2S서 스트라이크(S)존 바깥쪽 하단 모서리를 스친 포크볼을 커트했다. 김진성은 승부를 피하지 않고 6구째로 하이패스트볼을 과감히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날 역투는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투구로도 손색이 없었다. LG는 그의 등판 직전까지 좋지 않았다. 1사 1루선 오지환이 최재훈의 유격수 땅볼 때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그 여파로 후속 황영묵에게 볼넷을 내준 임찬규가 강판됐다. 1사 만루서 구원등판한 김영우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낸 뒤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건 김진성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불펜진이 불안했던 LG는 김진성 덕에 한시름 놓았다. 그는 지난해까지 PS 32경기 등판으로 LG 투수들 중 가을야구 경험이 가장 많다. 이 기간 KS 등판도 9차례로 함덕주(16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염경엽 LG 감독이 그를 KS 경험이 없거나 매우 적은 신인 김영우, 유영찬(3경기)과 필승조로 묶은 이유가 있었다. 여기에 필승조 합류를 기대케 한 장현식, 함덕주, 이정용의 기복에 대한 걱정도 김진성 덕에 해소할 수 있었다.

김진성은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6년 KS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하지만 NC가 통합 우승(정규시즌+KS)을 차지한 2020년 KS 6경기서 무실점하는 기염을 토하며 우승 경험을 쌓았다. 이 경험을 2023년 LG의 통합 우승에 쏟은 그는 이번 KS서도 가장 든든한 불펜 요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