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APEC 2025 KOREA 포문 열어… “AI·로봇으로 ‘미래 조선’ 선도”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HD현대

HD현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KOREA의 시작을 알리는 ‘퓨처 테크 포럼’을 개최하고,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한 미래 조선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HD현대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Shaping the Future of Shipbuilding(미래 조선의 형성)’을 주제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미국 헌팅턴 잉걸스, 안두릴, 지멘스, 미국선급(ABS) 등 글로벌 파트너사 관계자들과 정부, 군, 학계 인사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정기선 회장은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혁신 동맹(Global Alliance of Innovation)’을 화두로 던졌다. 정 회장은 “AI는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며 “HD현대는 첨단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를 위한 든든한 파트너로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래 조선업을 이끌 핵심 기술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조 보만 지멘스 CTO는 AI 기반 디지털 트윈과 ‘마린 디지털 스레드(Marine Digital Thread)’를 통해 설계부터 생산,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지능형 제조 혁신을, 패트릭 라이언 ABS CTO는 AI, 스마트 조선소, 자율운항 시스템 등을 핵심 혁신 기술로 소개했다. 이정민 HD현대 AI전략팀장도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WISE)’ 등을 공개하며 데이터 기반의 지속가능한 해양 산업 비전을 공유했다.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에 대한 해법도 제시됐다. 니콜라스 래드포드 페르소나 AI CEO는 인구 감소와 숙련공 부족을 핵심 과제로 지적하며, HD현대와 공동 개발 중인 조선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황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방위 산업과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존 킴 안두릴 한국 대표는 드론, 미사일 등 복합 무인 위협에 대응하는 차세대 방위 기술을 소개했다. 김형택 HD현대 함정AI전문위원은 “HD현대의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임무자율화 기술을 결합해 무인함정(USV)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미 해군의 군함 건조 역량 확대를 위해 HD현대와 공동 방안을 모색하고, 차세대 군수지원함 프로젝트 등 전략적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로보틱스, AI 등 첨단 기술 공동 R&D와 기술 교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APEC 퓨처 테크 포럼은 글로벌 산업 대표 기업과 각계 관계자들이 모여 주요 산업의 청사진을 밝히는 행사다. HD현대의 조선 포럼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방산, 유통, AI, 디지털자산, 미래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의 포럼이 차례로 진행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