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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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은이 짧은 출연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김혜은은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서 정차란 역을 맡아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여성 사업가로 등장한 그는 화려한 복고 패션과 현실적인 언어, 단단한 생존력으로 ‘정사장’의 현재형을 완성했다.

정차란은 원양어선을 통한 납품 위기 속에서도 냉정한 판단으로 상황을 수습했고 태풍(이준호 분)과 미선(김민하 분)을 지켜보며 한발 물러서는 어른의 품격을 보였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긴 그의 연기는 작품에 안정감을 더했다.

김혜은은 주요 전환점마다 등장해 중심 인물들의 관계를 잇고 극의 리듬을 조율했다. 짧은 등장에도 분위기를 장악하며 극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했다. 시청자들은 “짧게 나와도 몰입도가 달라진다”, “정차란이 등장할 때마다 작품이 살아난다”고 호평했다.

그는 캐릭터의 감정을 절제된 시선과 호흡으로 풀어내며, 화면을 과장 없이 채웠다. 화려함과 단단함 사이를 오가며 인물의 결을 깊이 있게 완성했다.

‘태풍상사’를 마친 김혜은은 12월 개막하는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으로 첫 무대에 오른다. 15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네 시대를 오가며 여성의 삶과 연대를 그린 작품에서 ‘여자1’ 역을 맡아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