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응원봉’, K컬처 소프트 파워 대변…일상·외교 무대로 영역 확장

사진제공｜뉴스 캡처·갤럭시코퍼레이션

더 이상 케이(K)팝 콘서트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케이팝 팬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응원봉’이 일상 저변 나아가 외교 무대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케이(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대변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O APEC 밝힌 응원봉 ‘문화 외교’의 새 매개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케이 응원봉’의 외교적 가치를 확인한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APEC 공식 홍보대사인 지드래곤은 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 회의 환영 만찬에서 공연을 펼친 뒤 참석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응원봉 패키지’를 선물하는 외교적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가 전달한 응원봉에는 ‘피스 위드 크리에이트’(Peace with Create)라는 메시지도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응원봉을 통해 “예술이 언어와 국경을 초월해 평화를 창조한다”는 비전을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드래곤의 깜짝 선물은, 응원봉이 팬덤 문화의 상징을 넘어 예술로 세계를 잇는 ‘문화 외교의 상징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방시혁 하이브 이장과 방탄소년단 리더 RM, 사진제공｜하이브

APEC 내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였던 ‘CEO 서밋’에서도 응원봉은 남다른 빛을 발했다. CEO 서밋에서 국내 엔터 기업으로선 유일하게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여한 하이브는 자체 홍보 부스를 운영했고, 팬덤 문화를 상징하는 ‘응원봉 컬렉션’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 자체 기술을 적용한 ‘팀 코리아’ 응원봉을 제공하고 다양한 현지 이벤트도 펼쳐 수많은 내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CGV·인스타그램

O 일상으로 확대되는 ‘응원봉 문화’

지난해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시위 현장에 등장해 ‘연대와 비폭력’의 상징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던 응원봉은 일상적 소비문화에도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극장으로, 응원봉을 흔들며 영화를 즐기는 ‘응원봉 상영회’가 새 관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블랙핑크, 지드래곤, 아이유, 임영웅, 플레이브 등 다양한 케이 아티스트의 콘서트 실황 영화 상영이 기폭제가 됐다. 영화 상영 시 실제 콘서트 현장처럼 응원봉의 불빛 변화를 중앙 제어로 일괄 조정해 현장감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콘서트 실황 영화를 넘어 이젠 일반 개봉작들까지 응원봉 상영회를 적극 개최하며 관람객의 결속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핼러윈 기간내 일부 극장에서 ‘싱어롱’ 특별 상영을 진행한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같은 응원봉 관람 행태를 적극 수용해 화제를 모았고, 개봉 중인 코미디 영화 ‘퍼스트 라이드’와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도 응원봉을 흔들며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펼칠 수 있도록 한 특별 상영회를 개최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