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여자 부세미’ 속 가볼만한 곳

방송화면 캡처

1800평 대저택, 인천 ‘히든가든’
‘펜트하우스’ 등 다수 드라마 촬영
장례식장 장면은 안산 ‘방주교회’

70세가 넘는 시한부 재벌 회장과 20대 여자 경호원의 전략적인 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ENA 드라마 ‘착한여자 부세미’가 종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 등으로 휘몰아친 것은 물론 극 중 배경으로 등장한 궁궐 같은 재벌가의 화려한 저택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경호원에서 재벌가의 안주인 자리를 꿰찬 전여빈과 의붓딸 장윤주가 막대한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살벌한 싸움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지만, 화려한 공간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 역시 뜨겁다.

세상을 떠난 가성그룹 회장(문성근)이 거주하던 저택은 인천 연수구 선학동에 있는 ‘히든가든’이다. 약 1800평(약 5950㎡) 규모의 저택으로, 중세 유럽풍 외관과 대리석 계단, 샹들리에, 그리고 넓은 야외정원을 갖춘 웨딩·촬영 스튜디오다. 화려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덕분에 드라마와 영화, 광고의 단골 배경으로 손꼽힌다.

사실 히든가든은 방송가에서 ‘재벌가 저택의 성지’로 불린다.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펜트하우스’ 등 다수의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전여빈이 문성근의 경호원이 되면서 삶이 변화하는 중요한 배경으로 사용됐다. 실제 공간의 웅장함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며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방송화면 캡처

또 다른 장면에서 관심을 끈 곳은 문성근의 장례식장이다.

이곳은 경기도 안산의 방주의 교회에서 촬영됐다. 이 교회는 한국계 일본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설계한 작품으로, ‘빛과 구조의 미학’을 담은 건축물로 유명하다. 2009년 완공된 방주의 교회는 콘크리트 구조 안에 나무와 빛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공간감으로, 영화·드라마 촬영지는 물론 건축학도들의 탐방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제작진은 이 교회의 차분하고 상징적인 분위기가 장례 장면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살려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부를 채우는 자연광과 음영이 인물의 감정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강조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