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가 대부분 저연차로 구성된 롯데가 베테랑 전준우, 정훈, 김민성(왼쪽부터)을 앞세워 체질 개선의 기반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주축 선수가 대부분 저연차로 구성된 롯데가 베테랑 전준우, 정훈, 김민성(왼쪽부터)을 앞세워 체질 개선의 기반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롯데 자이언츠에도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을 확정한 뒤 곧바로 “구단에서 (김)현수와 (박)해민이는 잡아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LG가 왕조를 이루려면 이들 2명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실제로 둘은 2003년부터 10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던 LG의 체질 개선에 앞장섰다. 시기적절한 투자로 체질을 바꾼 LG는 2019년부터 7연속 PS에 진출한 강팀이 됐다.

롯데도 LG와 비슷한 암흑기를 겪고 있다. 정규시즌을 7위로 마친 롯데는 2018년부터 8연속 PS 진출에 실패했다. 8연속 실패는 구단 역대 최장 기록이다. 주축 선수가 대부분 저연차로 구성된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치고도 뒷심이 모자라 곤두박질쳤다.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을 비롯한 주축 야수들의 잇단 부진, 선발진의 난조가 겹치자, 롯데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롯데는 기존의 백업, 퓨처스(2군) 선수로 공백을 잘 메우다 끝내 한계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박찬형, 이호준, 박재엽을 비롯한 유망주들이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실상 2번째 풀타임 시즌을 치른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을 비롯한 이들이 성장할 발판이 필요하다. 베테랑 전준우(39), 정훈(38), 김민성(37)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들 3명은 올 시즌에도 팀 문화 구축에 앞장섰다. 전준우는 주장으로 팀 전체를 아우르고, 정훈, 김민성이 힘을 보탰다. 롯데 구단 고위 관계자는 “지금 우리 팀에는 전준우, 정훈, 김민성이 서로 다른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주는 영향이 크다”고 고마워했다. 손호영도 “저연차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면 형들이 마음을 다잡게 잘 도와준다”고 말했다.

관건은 롯데가 셋과 얼마나 더 함께하느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계약을 맺은 전준우를 제외하면, 둘은 계약의 기로에 서 있다. 정훈은 2022시즌을 앞두고 3년, 김민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될 당시 2+1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둘 모두 연봉 협상 대상자로 분류된다. 올 시즌에는 2차 드래프트를 비롯해 선수단 구성을 신경 써야 할 상황이 늘었다. 롯데가 베테랑의 필요성을 절감할지 주목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