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9호선 수의계약 가능하다는데 …경기도는 왜 안 하나

■경기도, 2·5공구 유찰 후 기타공사(설계·시공 분리) 추진 방침
■왕숙신도시총연합회 “조기 개통 위해 수의계약 전환해야”
■개통 지연 시 왕숙 입주·교통망 구축 최소 4년 시차 발생 우려

경기도가 남양주 왕숙신도시 등 동북권 광역교통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서울지하철 9호선 강동하남-남양주선 5단계 연장 사업이 일부 구간 유찰로 지연되면서, 수의계약 전환을 요구하는 주민단체와 ‘설계·시공 분리발주(기타공사)’를 추진하려는 경기도 간 입장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왕숙신도시총연합회 성명문. 사진제공ㅣ왕숙신도시총연합회 

왕숙신도시 입주민 대표단체인 왕숙신도시총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경기도지사와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간담회를 공식 요청했다.

총연합회는 “경기도가 조기 개통보다는 행정 절차를 앞세워 ‘기타공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의계약이 가능한 법적 요건이 충족된 만큼 신속히 계약을 체결해 착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노선은 서울 강동구에서 하남 미사지구, 남양주 다산지구를 거쳐 왕숙·왕숙2지구, 진접2지구까지 17.6km를 잇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조 9,334억 원,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가 맡은 5개 공구 중 3곳만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입찰)이 성립됐다. 

한강 하부를 지나는 2공구와 왕숙지구 구간인 5공구는 공사 난이도와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응찰을 꺼린 것이다.

이에 따라 2공구의 3차 입찰공고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또다시 유찰되면서 경기도는 5공구와 함께 기타공사로 전환 여부를 오는 11월 말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왕숙신도시총연합회는 수의계약을 통한 신속한 사업 추진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총연합회는 “3차 입찰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수의계약 요건이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기타공사로 되돌아가면 설계, 시공사 재선정 및 총사업비 협의 조정 등으로 최소 수년의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연합회는 ▲ 분리발주 계획의 즉각 철회 ▲ 수의계약 신속 추진 ▲ 경기도의 책임 있는 교통 인프라 행정 이행 등을 요구하며, 향후 경기도 및 대광위와의 간담회, 행정감시 활동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기타공사로 전환될 경우 설계·심의·예산 재조정 절차로 인해 공기가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왕숙신도시는 2028년부터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철 개통이 늦어질 경우 입주민 교통 불편과 지역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왕숙신도시 입주민들은 “9호선 조기개통을 전제로 청약과 입주계획을 세웠다”며 “행정 판단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남양주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