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뉴스’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찰나의 분량에도 존재감은 거대하다.

전도연이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와 ‘사마귀’에 잇달아 등장하며 글로벌 팬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짧은 분량의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무게 중심을 장악하며 “역시 전도연”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는 17일 공개 이후 평단과 관객의 고른 호평 속에 영화 ‘굿뉴스’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중 납치된 여객기를 착륙시키기 위해 주요 정치인과 군인들이 뒤엉킨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영부인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혼돈의 상황 속에서도 우아하고 고결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은 권력과 관료주의의 우스꽝스러움을 극대화하는 블랙 코미디의 핵심 장치로 기능했다.

특히 영화가 1970년대 벌어진 실제 사건(요도호 하이재킹 사건)을 모티프로 한 만큼, 전도연의 캐릭터가 당시 영부인은 물론 일부 설정에 있어 김건희 여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까지 더해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연출자 변성현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전도연은 “우아하게 웃겼으면 좋겠다”는 짧은 주문만으로도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며 영화의 풍자적 메시지를 완결시켰다.

영화 ‘사마귀’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전도연은 ‘굿뉴스’에 앞서 공개된 ‘사마귀’에서도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사마귀’는 그가 주연했던 액션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로, 전도연은 길복순으로 복귀해 주인공 사마귀를 연기한 임시완과 짧게 호흡했다. ‘사마귀’의 완성도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도연의 등장만은 ‘길복순’ 세계관의 중심으로서 제대로 빛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특별출연만으로도 스크린을 장악하는 전도연이 2007년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가장 빛나는 영광을 안긴 이창동 감독과 18년 만에 다시 뭉쳐 인생작 경신에 나선다. 내년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을 통해서다.

이창동 감독의 첫 OTT 작품으로도 주목 받는 ‘가능한 사랑’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세계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균열과 변화를,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전도연은 설경구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조인성·조여정 등 최정상급 배우들과 함께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