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보스턴은 치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월드컵 경기 개최 예정지로, 경기장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보스턴은 치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월드컵 경기 개최 예정지로, 경기장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개최 도시들이 예상치 못한 정치적 변수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몇 달간 “안전하지 않은 도시에서는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며 개최지 변경 가능성을 거듭 언급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보스턴은 치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이들 모두 월드컵 경기 개최 예정지다. 그는 지난해 9월 “만약 도시가 위험하다고 느껴진다면, FIFA 회장 지아니 인판티노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를 옮기자고 할 것이다. 그는 좋아하진 않겠지만, 쉽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개최도시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스폰서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드컵 기간 동안 FIFA는 경기장 내 스폰서십 권리를 독점하지만, 각 도시들은 팬 페스티벌 등 주변 행사에서 자체적인 후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도시들의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브랜드들이 투자 결정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는 당시 FIFA와 직접 협상조차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다른 개최 도시들은 이미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뉴저지 주는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메트라이프스타디움 인근 교통·보안 비용으로 6500만 달러(약 947억 원)를 투입했고,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도 관련 서비스 비용으로 4600만 달러(약 670억 원)를 승인했다.

바크만은 “몇몇 도시들은 이제 와서 시카고를 부러워하고 있다”며 “FIFA의 요구가 도시의 다른 프로젝트들을 집어삼켰다”고 비판했다. 다만 시카고는 2031 여자 월드컵 유치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만약 FIFA가 같은 조건을 들고 온다면, 대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도시의 자존심과 재정을 팔아넘길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적 불확실성, 과도한 재정 부담, 그리고 FIFA의 일방적 요구까지 더해진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둔 미국의 여러 도시들은 지금 축구보다 훨씬 복잡한 싸움을 치르고 있다. ‘세계 최대 축구 축제’가 본격 개막하기도 전에, 이미 곳곳에서 잡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