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토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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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 시장의 주류가 된 케이(K)팝의 지평을 넓힐 또 하나의 ‘다크 판타지돌’이 출격을 알렸다. 바로 토브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 차게 선보이는 첫 보이그룹 엠빅(AM8IC) 이다. 

다크 판타지돌은 다크 판타지 콘셉트를 표방하는 아이돌 그룹을 말한다. ‘다크 판타지’는 어느덧 케이팝 세계관을 이루는 장르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케이팝의 필승 공식으로 꼽히는 청량 콘셉트가 풋풋한 청춘을 내세워 성장 서사를 그린다면, 다크 콘셉트는 그 반대편에서 줄곧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과 욕망을 응시하며 성장과 극복의 이야기를 담는다. 여기에 판타지 속성을 결합한 다크 판타지는 아이돌 그룹에 신비주의를 불어넣으면서도 시각적으로도 장르적으로도 세계관을 무한히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 

현 아이돌 신을 이끄는 대표적인 다크 판타지 그룹으로는 톱티어 보이그룹 엔하이픈, 앤팀과 피원하모니 등이 있다. 엔하이픈은 데뷔 초부터 뱀파이어 세계관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같은 하이브 산하인 앤팀 역시 늑대 DNA를 이어가고 있으며, 피원하모니는 초능력을 가진 멤버들이 바이러스에 위협받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마니아층을 양산하고 있다.

사진제공 | 토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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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중국인으로 구성된 케이팝 그룹 엠빅은 10일 데뷔 쇼케이스를 열고 다크 판타지돌의 계보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엠빅의 첫 번째 EP ‘루코이에’(LUKOIE)는 거미 형상의 꿈의 신 ‘루코이에’ 판타지를 표방한다. 다섯 멤버들이 루코이에가 거짓으로 창조한 꿈의 세계에서 연결되고, 비로소 세상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는 서사를 담고 있다.

다크 판타지 콘셉트는 이렇듯 독특한 세계관을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확장시켜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몰입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단 장점도 있지만, 신인 그룹의 경우 독창적인 콘셉트가 곧 진입 장벽으로 치환될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엠빅을 제작한 토브 엔터테인먼트 윤범노 대표는 “예전부터 케이팝의 가장 큰 매력은 독창적인 세계관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전원 중국인 멤버이긴 하지만 이들과 함께 흥미로운 세계관을 가진 케이팝 그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데뷔부터 다크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음악 작업에 앞서, 세계관을 단단하게 지탱할 수 있는 서사를 먼저 완성하는 것도 엠빅만의 독자적인 작업 방식이다. 윤범노 대표는 “벌써 작가들과 함께 엠빅의 세계관을 서술하는 다섯 편의 소설을 완성했다”며 “데뷔 앨범 ‘루코이에’는 다섯 편 중 세번째에 해당하는 챕터로 이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음악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엠빅은 이날 타이틀곡 ‘링크 업’(Link Up)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링크 업’은 보사노바 기타 리프와 영국 개러지 음악의 뉘앙스가 매력적인 곡.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담은 곡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누구나 편하고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엠빅의 데뷔 앨범 ‘루코이에’는 ‘링크 업’을 비롯해 엠빅만의 세계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6곡으로 구성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