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데터’ 시리즈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시리즈의 새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이 국내외 팬들의 호평 속에 시리즈 사상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이다. 그간 지속적인 혹평과 흥행 부침을 겪으며 사실상 시리즈의 ‘사망 선고’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던 ‘프레데터’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한 분위기다.

O시리즈 사상 최고 오프닝 스코어 달성

1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한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등 강세를 보이는 일본 애니메이션들과 강하늘 주연의 ‘퍼스트 라이드’ 등을 제치고 닷새째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은 22만 명을 넘었다.

북미에서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현지 시각으로 7일 개봉한 영화는 첫 주말 사흘간 4000만 달러의 티켓 매출을 올렸다. 이는 박스오피스 추정치를 뛰어넘는 성과로, 2004년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3800만 달러)를 뛰어넘은 시리즈 사상 최고 오프닝 스코어다. 북미와 한국을 포함해 첫 주에 벌어들인 글로벌 총 수익은 8000만 달러(약 1160억 원)에 달한다.

정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전문가 평점) 85%, 팝콘 지수(관객 평점) 95%를 기록하는 등 정성적 평가까지 긍정적으로 이어지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프레데터’ 시리즈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1987년 첫 영화 ‘프레데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 시리즈는 보이지 않는 공포와 명예로운 사냥 의식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워 주목받으며 ‘에이리언’ 시리즈와 함께 할리우드 대표 SF 크리처 액션물로 꼽혔다. 그러나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프레데터를 단순 괴수로 표현하며 팬들의 외면이 이어진 바 있어, 꾸준한 호평 속에 세계관을 확장해 온 ‘에이리언’ 시리즈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왔다.

‘프레데터’ 시리즈

‘프레데터’ 시리즈

O전통의 계승과 새로움의 조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이 긴 시간 이어진 ‘프레데터’ 시리즈의 부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명예로운 사냥꾼이라는 프레데터의 정체성을 되찾음과 동시에 팬들이 납득할 만한 새로운 비전으로 시리즈를 재정의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러한 시도는 시선 전환을 통해 가능했다. 이번 영화는 이전 시리즈에서 다뤘던 ‘인간 대 프레데터’의 생존 구도에서 벗어나 부족에서 추방된 프레데터 ‘덱’의 시점으로 종족 내부의 드라마에 집중했다. 주인공 덱과 휴머노이드 동료 티아의 공조와 성장이라는 새로운 서사도 부여했다.

또한, 전작들이 대부분 미성년자 관람이 어려운 ‘R등급’(17세 이상 관람가)이었던 것과 달리, ‘PG-13’(12~15세 관람가) 등급을 채택해 배급 범위를 넓히고 프리미엄 포맷(아이맥스·돌비) 상영 비중을 높여 흥행 수입을 극대화했다. 국내에서도 전작 ‘더 프레데터’ (2018)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개봉했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했다.

이와 맞물려 북미 매체 뉴욕타임스는 이번 영화를 “전통적인 장르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움이 조화”된 수작으로 평가했으며, 버라이어티는 “1987년 원작 이후 ‘프레데터’가 제목에 들어간 작품 중 가장 흥미롭고 강력한 영화”라고 격찬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