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LH와 하수처리 비용 갈등 해결… 1차 정산금 200억 확보

하남시(시장 이현재)는 지난 6일 열린 ‘하남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 준공식’에서 1차 정산금 200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하남시청 전경). 사진제공｜하남시

하남시(시장 이현재)는 지난 6일 열린 ‘하남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 준공식’에서 1차 정산금 200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7년간 이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하수처리 비용(원인자부담금) 갈등을 협의로 해결한 결과다.

특히 시는 자칫 소송으로 비화할 수 있는 갈등을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변경’이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대화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남시의 전체 소송 건수는 2023년 120건에서 2025년 85건으로 29% 감소하며 집행부의 위기관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LH와의 갈등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시는 1,345억 원 규모의 폐기물처리시설 비용 소송이 남아 있어, 하남시 1년 예산의 10%가 넘는 금액이 시 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시는 LH가 2010년 미사강변도시 개발 당시 친환경기초시설 설치를 먼저 제안하고 2011년 원인자부담금 납부계획서를 제출했음에도, 같은 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하남시는 2021년 비슷한 소송에서 패소해 감일지구(151억 원)와 위례지구(93억 원) 비용으로 이자 포함 244억 원을 LH에 지급한 경험이 있어, 현재 진행 중인 미사지구 소송(992억 원) 2심을 대비해 김앤장 및 수석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교체하며 총력 대응 중이다.

이현재 시장은 경제통으로 평가받았다. 최근 재정 확보를 위해 ▲국도비 T/F 구성으로 외부재원 458억 원 확보 ▲재산세 과세방식 변경으로 169억 원 세수 추가 ▲연세하남병원 등 12개 우량기업 유치 등 세입 기반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또한 교산신도시 개발 시 핵심 시설 비용을 LH와 사전 협의하고, 각종 협약을 문서화하며 신도시가 계획대로 조성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행정 시스템 전면 재정비를 통해 업무 착오를 방지하고 계약·보조금 관리 절차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재 시장은 “1,345억 원 규모 소송은 막중한 재정 부담이 걸린 만큼 법적으로 끝까지 총력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하수처리 비용 문제를 대화와 협의로 원만하게 해결한 사례가 있는 만큼, LH도 공기업으로서 시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향적 검토를 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남｜김영근 기자 localcb@donga.com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