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찢는 행위였을까? 똑바로 판정하라는 의미일까? 타리코 전북 코치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대전하나전 도중 했던 손가락 제스처에 대한 해석을 놓고 심판들과 전북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가 빠르게 ‘인종차별’로 규정했다. 사진출처|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이슈를 다른 이슈로 바꿔보려던 K-심판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분위기다. K리그 최초로 ‘라데시마(10회 우승)’를 완성한 전북 현대에 ‘인종차별’ 프레임을 씌우려던 심판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사건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에서 벌어졌다. 홈팀 전북이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당시 휘슬을 잡은 주심은 대전하나 김봉수가 페널티 지역에서 범한 핸드볼 파울을 놓쳤다.
이에 마우리시오 타리코 전북 코치가 강하게 항의했고, 심판은 옐로카드를 꺼낸 뒤 비디오판독(VAR)을 진행해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이승우의 골로 전북은 3-1로 승리하며 트로피 세리머니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타리코 코치는 PK 선언 후에도 관중석을 바라보며 홈팬들을 계속 자극하고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2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직후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기술지역으로 나와 어필한 과정에서 양손 검지로 눈을 가리킨 타리코 코치의 행위를 심판은 ‘인종차별’로 해석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하는 눈을 찢는 행위로 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당 경기 심판보고서와 사실확인서 등을 제출받았고, 타리코 코치에게도 ‘심판을 향한 욕설 및 비윤리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언동을 소명하라’는 내용의 사건 경위서를 요청했다. 물론 ‘인종차별’을 확정한 건 아니다. 팽팽한 양측 입장을 충분히 확인한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양자 입장은 전혀 다르다. 심판은 타리코 코치가 주먹감자(욕설 행위)를 날린 뒤 손가락을 눈가에 댔다고 봤고 통역에게는 ‘이 제스처는 ’레이시즘(인종차별)‘이다“라고 전했다. 전북은 황당해했다. ’제대로 판정을 하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눈옆이 아닌 눈동자 정면과 관자놀이 쪽에 머물렀다고 했다.
사건 당사자도 직접 입을 열었다.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뒤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던 타리코 코치는 전북 구단을 통해 ”주먹감자는 말도 안 된다. 팬들의 응원을 요구한거다. 눈가에 손짓 제스처는 ’당신이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느냐‘는 의미였다“고 회신했다.
그런데 심판들은 짧은 기다림조차 용납할 수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12일 타리코 코치 행위를 ‘인종차별’로 못박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담당자도, 연락처도 기재되지 않은 A4용지 1장 반 분량의 성명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와 행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며 으름장도 놨다. “우린 본 사건을 단순한 감정 표현이나 불상사로 보지 않는다. FIFA와 대한축구협회 윤리규정에 위배되는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본다. 인권 존중 원칙을 심각히 훼손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심판협의회는 4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해당 코치 및 소속 구단에 대한 즉각적 징계절차 착수 및 결과 공개 ▲피해 심판에 대한 공식 사과 및 보호조치 시행 ▲향후 모든 구단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 윤리교육 강화 프로그램 마련 ▲유사 사건 재발시 무관용 원칙에 따른 최고 수위의 제재 적용 등이다.
놀랍게도 국내 심판들이 한 번도 하지 않은 내용이다. 숱한 오심을 남발해 급기야 정치권이 관심을 갖고 국정감사에 심판위원장이 출석하는 처참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그들은 즉각적 징계절차 착수나 사과를 한 적이 없다. 피해 구단에 대한 보호조치는 없고, 자체 윤리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한 적도 없다. 오심들이 재발함에도 ‘무관용 원칙’은 그저 불만을 갖는 구단과 지도자들을 향할 뿐이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심판협의회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심판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게다가 심판협의회 수장은 지난달 3일 제주SK와 전북의 경기에서 치명적 오심을 범한 심판이다. 당시 전북 전진우의 발목이 제주 선수의 밟에 밟혀 PK를 줘야 했음에도 VAR조차 확인하지 않았고, 제주의 후반 종료직전 동점골 과정에서 나온 제주 선수가 상대 유니폼을 잡아 끈 파울 행위도 묵인해 논란을 야기했다. 오히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로 불만을 표한 거스 포옛 감독과 아들 디에고 코치만이 벌금을 물었다.
성명서 발표 타이밍도 최악이었다. 오심을 오심이라고 인정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 심판들은 놀랍게도 굉장히 빠른 결론을 내렸다. 프로연맹도, 대한축구협회도 아직까지 ‘인종차별’로 확정하지 않았음에도 서둘렀다. 그만큼 급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도 유명한 ‘포옛 사단’을 겨냥한 FIFA 제소는 오히려 그간 반복한 오심 논란만 세계적 이슈로 번질 수 있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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