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대전 라이브] 홍명보는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카타르 신데렐라’ 조규성에겐 14분이면 충분하지

축구대표팀 조규성(오른쪽)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넘어지면서 왼발로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대전｜뉴시스

축구대표팀 조규성(오른쪽)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서 후반 막판 쐐기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카타르 신데렐라’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축구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이 복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특급 스타’의 자질을 다시 한 번 뽐냈다.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11월 첫 번째 A매치에서 후반 12분 주장 손흥민(LAFC)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3분 조규성의 쐐기골을 더해 깔끔한 2-0 승리를 거뒀다.

팽팽하면서도 답답한 경기 흐름을 한순간에 바꾼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도 훌륭했지만 리드 상황서 상대 수비진을 파고들어 흘러나온 볼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로 연결한 조규성의 집념은 더욱 빛났다.

특히 이날 볼리비아전은 고통스러운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조규성의 복귀전이었다. 가나와의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서 멀티 헤더골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린 그이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지난해 5월 받은 무릎 수술 합병증에 시달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치열한 재활 끝에 올 시즌 다시 그라운드에 섰고, 소속팀 경기에서 꾸준히 시간을 늘리고 공격 포인트까지 적립해 나가는 그를 홍명보 감독은 잊지 않았다.

최근 덴마크까지 직접 방문해 조규성이 득점하는 모습을 보고 미팅을 한 뒤 대표팀에 복귀시켰다. 브라질~파라과이를 잇달아 상대한 10월에도 소집하려 했으나 긴 비행시간을 이겨낸 뒤 정상적 경기력을 발휘하긴 어렵다고 봤다. 지난해 3월 태국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 이후 1년 8개월 만의 복귀였다.

다만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외국인 코치들의 꾸준한 체크에 이어 홍 감독이 직접 눈으로 보고 뽑았으나 우려스러운 면이 있었다. 대표팀 소집 후 홍 감독은 “피지컬은 잘 준비돼 있지만 아직 경기감각이 완전하지 않다. 내년 3월 소집은 늦고, 11월 국내 A매치가 적기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지금 당장 큰 기대를 해선 안 된다. 이제 갓 복귀한 선수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치를 낮췄다.

그러나 조규성에겐 짧은 시간도 충분했다. 후반 31분 손흥민이 빠진 원 톱에 그대로 배치된 그는 후반 종료직전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가 크로스한 볼을 제대로 볼리비아 수비수들이 처리하지 못하자 공간을 직접 만들고 득점을 올렸다. 40번째 A매치서 나온 10호골로,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카타르아시안컵 경기 후 1년 10개월 만에 골맛을 봤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너무 행복하다. 그라운드에서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던 조규성의 의지가 짜릿한 결실로 돌아왔다. 홍 감독도 경기 후 “피지컬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공격수로서 날카로움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 득점하며 퀄리티를 보여줬다. 소속팀에 돌아가 계속 경기를 뛴다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