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2억을 털어낸 연쇄 절도범의 정체가 드러난다.

2011년 여름, 서울 인근 전원주택 단지에 2인조 강도가 침입하며 시작된 연쇄 절도 사건은 용인과 분당까지 이어졌고, 비슷한 수법의 범행이 4년 동안 최소 38건 발생했다. 피해 금액은 총 12억 6000만 원. 범인들은 지문도, 족적도 남기지 않는 치밀한 방식으로 경찰을 교란하며 ‘전원주택 연쇄 절도’라는 이름의 장기 미제로 남았다.

당시 여러 목격자와 CCTV 영상이 확보됐지만 얼굴을 특정할 단서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은 경기도에서 부산·진주·양산으로까지 번졌고, 전국 형사들이 동시에 수사에 뛰어들 만큼 ‘반드시 잡아야 할 사건’으로 꼽혔다.

전환점은 2015년 서울 광진경찰서 권근원 형사가 사건을 재검토하며 시작됐다. 권 형사는 기존 기록에서 작은 이음새 하나를 발견했고, 그 미세한 흔적을 끝까지 추적한 끝에 3인조 일당의 조직도가 서서히 드러났다. 스튜디오에서 사건을 지켜본 이지혜는 “대낮에도 침입해 금품을 빼앗는 건 거의 생활의 달인 도둑 버전”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안현모는 “형사의 ‘눈’이야말로 사건의 진짜 스모킹 건이었다”고 감탄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권근원 형사가 직접 출연해 난항이 이어졌던 수사 과정과 3인조 체포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프로파일러 방원우는 오랜 기간 정체를 숨긴 범인들의 기상천외한 수법을 상세히 분석하며 사건의 실체를 짚는다.

4년간 전국 전원주택을 돌며 대담한 강·절도를 이어간 3인조의 마지막은 어떻게 막을 내렸을까. KBS2 ‘스모킹 건’ 전원주택 연쇄 절도 편은 18일 화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