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이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WBC 대비 평가 2차전에 구원등판해 2이닝 무실점 역투로 대표팀 마무리의 자격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뉴시스

박영현이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WBC 대비 평가 2차전에 구원등판해 2이닝 무실점 역투로 대표팀 마무리의 자격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뉴시스



박영현(22·KT 위즈)이 ‘포스트 오승환’이 총출동한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박영현은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 2차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5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2이닝 무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대표팀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15일부터 이틀간 일본과 총 4경기를 치렀다. 박영현은 이 기간 16일 한 경기에만 등판했다. 이날 단 한 차례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건 대표팀 투수 중 박영현이 유일했다.

이날 대표팀은 4·5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3점을 헌납했다. 박영현은 4사구의 늪에 빠진 대표팀을 구했다. 그는 4-6으로 뒤진 6회초 구원등판해 2연속이닝 삼자범퇴로 임무를 마쳤다. 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은 시속 143~144㎞에 머물렀다. 묵직한 구위와 달리 구속은 정규시즌(147.5㎞)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승부를 피하지 않은 게 주효했다. 오승환 해설위원은 “대표팀 불펜에 강한 구위를 지닌 투수는 많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박영현처럼 노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현의 투구가 돋보인 건 대표팀 불펜의 투구 내용이 대부분 기대에 못 미쳐서다. 특히 일본과 2경기에선 민낯이 더욱 드러났다. 15일 경기에선 김택연(두산 베어스·0.1이닝 1안타 2볼넷 2실점), 이호성(삼성 라이온즈·0이닝 2안타 2사사구 4실점), 16일 경기에선 조병현(SSG 랜더스·1이닝 3볼넷 2실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모두 각 소속팀의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인 선수들이다. 불펜은 그간 대표팀에서 가장 세대교체가 원활한 파트로 꼽혔는데, 이번 평가전에선 결과가 못내 아쉬웠다.

반면 박영현의 대표팀 마무리 자리는 한층 굳건해진 분위기다. 그는 지난 2023년 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의 뒷문을 지켰다. 당시 김택연과 마무리를 다툰 그는 두 대회에서 5경기 6.1이닝 무실점 역투로 우위를 보였다.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도 “박영현이 앞으로도 대표팀의 마무리를 맡는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영현은 이번 평가전에서도 대표팀 불펜의 체면을 살리며 다시 한번 마무리 자격을 입증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