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국인 투수 맷 사우어가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왼쪽부터)과 ‘선발 왕국’을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AP뉴시스·KT 위즈 제공

KT 외국인 투수 맷 사우어가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왼쪽부터)과 ‘선발 왕국’을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AP뉴시스·KT 위즈 제공



KT 위즈가 ‘선발 왕국’을 다시 구축하고 있다.

KT는 지난 7일 외국인 투수 맷 사우어(26)를 총액 95만 달러(약 13억8000만 원)에 영입했다. 해를 넘기기 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건 꽤 이례적이다. 기존 선수들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할 기한은 이달 25일까지다. 발 빠르게 움직인 KT는 내년 시즌을 일찌감치 구상할 수 있게 됐다.

KT는 사우어의 경력과 성공 가능성을 두루 살폈다. 지난해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사우어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쳐 개막 로스터 26인 안에 포함됐다. 이 로스터에 드는 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진입 장벽이 몹시 높은 일 중 하나로 소개된다. 미국 현지에선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구위에 주목해 그를 정상급 유망주로 분류했다.

KT의 안목이 맞아떨어지면 ‘선발 왕국’ 재구축은 시간 문제다. KT는 2019년부터 7년간 함께한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올 시즌 도중 교체했다. 2020년부터 5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KT가 올 시즌 5위와 0.5경기 차로 6위에 머문 요인에도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가 방점을 찍을 일만 남았다. KT는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탄탄한 국내 선발을 갖췄다.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 등 3명은 국내 선발 최다 50회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478.2이닝을 합작했다. 투구 내용도 출중했다. 평균자책점(ERA)은 3.57로 2위,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1.31로 1위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팀의 국내 선발들이 올 시즌 중요한 역할들을 많이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KT가 ‘선발 왕국’을 재구축하면 정규시즌 성적 향상도 기대해볼 만하다. KT가 5연속 PS에 진출한 기간 선발진과 팀 성적의 연관이 유독 깊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년에도 팀 ERA는 3.69로 1위였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를 포함한 팀 ERA는 3.89로 5위에 머물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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