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분위기“…‘피지컬: 아시아’, 몽골 뒤흔든 초유의 신드롬

넷플릭스 ‘피지컬: 아시아’ 몽골 팀,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아시아’가 글로벌 차트에 안착하는 등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몽골에서 그야말로 민족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아시아 8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고의 피지컬’을 겨루는 이번 시즌에서 몽골 팀의 두드러진 활약이 국민적 자부심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된 분위기다.

O몽골 국민 예능 등극

몽골 내 ‘피지컬: 아시아’의 인기는 유튜브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서 어렵지않게 확인할 수 있다. 몽골 출신 유튜버들은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경쟁적으로 리액션 및 후기 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의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에 버금가는 분위기라는 게 이들 유튜버의 공통된 설명이다. 몽골 현지의 주점·카페 등 사람이 모이는 곳마다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단체 관람을 하는 모습이 담긴 쇼츠(짧은 영상)들도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피지컬: 아시아’의 몽골 대표팀이 출연한 팟캐스트 영상은 공개 1주일 만에 36만 조회수를 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몽골 인구가 우리 인구 10분의 1 수준인 35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엄청난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게 현지 누리꾼들의 설명이다.

몽골 유투버인 ‘평범한 몽골인’은 영상에서 “요즘엔 어딜가나 ‘피지컬: 아시아’ 이야기뿐”이라며 자체 콘텐츠 부족으로 그간 현지에선 지지부진했던 넷플릭스가 ‘피지컬: 아시아’로 인해 “사용자 수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O“민족적 자긍심 자극한 스포츠 무대”

이 같은 열풍의 배경에는 몽골 국민들이 ‘피지컬: 아시아’를 사실상 국가 대항 스포츠로 인식했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간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던 몽골이 이번 쇼에선 아시아 최강국들과 겨루며 4강에 진출했고, 이는 민족적 자긍심을 강하게 분출시킨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현지 팟캐스트에 출연한 몽골 팀 멤버들의 설명에 따르면 선수 구성을 맡았던 현지 에이전시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나서는 국가대표로 인식했고, 3단계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 끝에 최종 멤버 6인을 선발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몽골 국민의 애국심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몽골 팀의 리더이자 몽골 전통 씨름(뵈흐) 챔피언인 어르헝바야르는 이번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우리 아이돌에 비견될 만큼 ‘전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유튜버 ‘평범한 몽골인’은 “어르헝바야르는 출연 전에도 할머니들까지 아는 몽골 내 스타였지만, 이번 쇼를 통해 그의 인기가 세대를 초월할 정도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