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계속 회원제로 유지하되, 약 5% 지분을 보유하는 소수 투자자를 들이는 새로운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레알 마드리드 페이스북

23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계속 회원제로 유지하되, 약 5% 지분을 보유하는 소수 투자자를 들이는 새로운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레알 마드리드 페이스북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창단 12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투자를 받아들이는 소유 모델 변화를 추진한다.

23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계속 회원제로 유지하되, 약 5% 지분을 보유하는 소수 투자자를 들이는 새로운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1902년 창단 이후 9만 8천여 명의 소시오(회원)가 구단을 ‘소유’하는 독특한 형태를 유지해 왔다. 페레스 회장은 지난해부터 구조 변화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구체적인 방향은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그는 “구단의 가치를 명확히 드러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경영권은 소시오가 유지하고, 외부 투자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구단은 소시오가 지배권을 유지하는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고, 여기에 외부 투자자가 참여하는 형태를 구상 중이다. 투자자는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투표권이나 의사 결정 권한은 갖지 못한다. 반면 소시오는 한 사람당 한 주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갖게 되며, 이는 시장 가치가 생기지만 오직 자녀나 손주에게만 상속할 수 있도록 제한될 전망이다. 상장 계획은 없으며 구단은 필요 시 투자 지분을 회수할 권리도 유지한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자본 유치가 아니라 소시오 체제의 방어를 기반으로 한다. 페레스 회장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외부 압력으로 인해 구단의 자율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는 누구 한 사람, 한 집단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구단의 미래는 소시오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진행 절차 역시 소시오의 선택에 달려 있다. 페레스 회장은 약 2천 명의 대표 소시오가 참석하는 임시총회를 소집해 이 안건을 전 회원 투표에 부칠지 표결할 계획이다. 만약 전체 소시오 투표가 승인된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자본이 유입되는 새 시대를 맞게 된다.

123년간 굳건했던 구단 소유 방식에 변화를 예고한 이번 발표는 유럽 축구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회원제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자본 경쟁 시대에 적응하려는 레알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