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 “이번 조편성은 강팀끼리 마지막에 만나야 한다는 FIFA의 노골적 전략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뉴욕|AP뉴시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 “이번 조편성은 강팀끼리 마지막에 만나야 한다는 FIFA의 노골적 전략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뉴욕|AP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사상 처음으로 ‘톱 시드 보호’에 노골적으로 나섰다는 의심을 받고 이다.

2026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이 12월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의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다. FIFA는 대회 모든 포트 배정과 절차를 공식 확정했다. 그러나 그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축구계는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톱 시드 팀들을 대회 흥행을 위해 일부러 나중에 만나게 하게 방식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FIFA 랭킹 1위 스페인과 2위 아르헨티나는 아예 추첨 단계에서 서로 다른 대진 쪽으로 분리돼 결승전 이전엔 만날 수 없다. 3위 프랑스와 4위 잉글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스페인·아르헨티나와 준결승 전까지는 부딪치지 않으며, 서로 간 맞대결 역시 결승을 제외하면 없다. 사실상 월드컵 최대 인기 국가들을 마지막까지 가능한 한 오래 남겨 두겠다는 셈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유럽예선과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본선에 오르는 6팀들은 모두 포트4에 배정된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는 3월 PO를 통과하더라도 첫 경기부터 난적들로 둘러싸인 ‘죽음의 조’를 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 “이번 조편성은 강팀끼리 마지막에 만나야 한다는 FIFA의 노골적 전략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논란은 또 있다. 조 추첨식이 열릴 존 F. 케네디센터가 현재 미국 상원 조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상원 위원회는 이 문화예술센터의 운영진이 FIFA에 공간을 사실상 무료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존 F. 케네디센터 리크 그레넬 대표는 “FIFA가 수백만 달러를 냈고,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고 반박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실제로 전해진 금액은 약 240만 달러(약 35억 원) 기부금과 추가 스폰서십 기회 500만 달러(약 73억 원) 수준이다. 월드컵 조 추첨식을 앞두고 대진 조작 논란과 비용 구조 의혹까지 겹치면서, 올해 월드컵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