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과 구자철의 폭우 속 맞대결이 0대 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4’(약칭 ‘뭉찬4’) 34회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서 김남일 감독의 ‘싹쓰리UTD’와 구자철 감독의 ‘FC캡틴’이 정면 승부를 펼쳤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거친 몸싸움으로 서로를 몰아붙였다. 구자철 감독 부임 이후 승리가 없던 캡틴과 플레이오프를 위해 상위권 도약이 필요한 싹쓰리가 사생결단의 마음가짐으로 뛰며 경기장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평소 수비의 팀이라 불리던 싹쓰리는 이날만큼은 전방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을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이 가운데 싹쓰리 세림의 활약이 돋보였다. 첫 번째 결정적 찬스는 캡틴의 수비수 양준범의 슈퍼세이브에 막혔지만, 두 번째로 찾아온 기회에서는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고 VAR 끝에 골은 취소됐다. 세림은 아쉬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싹쓰리 공격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로도 싹쓰리는 김루이의 감아차기, 박승훈의 폭발적 스피드, 이지훈의 중거리포 등 여러 차례 위협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캡틴의 수문장 차주완의 슈퍼세이브를 비롯한 수비진의 필사적인 차단과 골 결정력 부족이 맞물리며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전은 폭우가 더욱 강해지면서 사실상 ‘수중전’이 됐다. 구자철 감독은 천막을 벗어나 선수들과 함께 빗속에서 직접 지시를 내리며 경기 흐름을 바꾸려 했고, 이에 힘입은 캡틴 선수들은 한층 거친 수비와 몸을 던지는 투지를 보였다. 자기 몸 컨트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없이 넘어지고 일어서며 치열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석찬이 골문 앞에서 아쉽게 슈팅을 놓치며 흐름이 싹쓰리에게로 넘어갔다. 곧바로 역습을 시도한 싹쓰리는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캡틴의 수비로 나선 신우재의 시저스킥 클리어링과 차주완 골키퍼의 연속 슈퍼세이브가 터져 나왔다. 김남일 감독이 “골키퍼 오늘 미쳤네”라고 할 정도로, 차주완의 선방 퍼레이드는 후반전의 최대 변수였다.

점점 거칠어지는 육탄전 속에서 중계진은 “이건 난투극 수준”이라고 할 만큼 양 팀의 충돌은 강도를 더해갔다. 이런 가운데 다시 캡틴에게 찬스가 찾아왔다. 임남규가 골문 앞에서 슈팅을 시도하려는 순간, 싹쓰리 골키퍼 이지한과 충돌했고, 구자철 감독은 즉시 VAR을 요청하며 “다리를 잡았다”고 항의했다. 결국 PK가 선언되며 캡틴 벤치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직전 상황에서 이찬형과 김강민의 충돌 장면에 대해 김남일 감독이 맞VAR을 신청한 것. 만약 이찬형의 파울이 인정되면 PK는 취소되는 상황이었다. 중계진마저 의견이 갈릴 정도로 복잡한 판정 공방 끝에, 이찬형의 파울이 인정되면서 PK는 결국 무효로 돌아갔다. 늘 웃음을 강조하던 구자철 감독도 이 순간만큼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물병을 던지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 막판까지 양 팀은 마지막 힘을 짜내며 골을 노렸지만, 폭우와 압박, 긴장 속에서도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0-0 무승부로 종료된 경기에 선수들은 하나같이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도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싹쓰리도, 절호의 PK 기회를 날린 캡틴도 아쉬움은 동일했다.

라커룸에서 싹쓰리의 김남일 감독은 “오늘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 경기의 분함은 다음 경기에서 풀자”며 선수들을 격려했고, 캡틴의 구자철 감독은 “진짜 강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불안하고 의심이 들 때면, 너희를 죽도록 믿고 있는 나를 믿어줘”라며 선수들의 흔들린 마음을 붙잡아주는 메시지를 건넸다.

그런 가운데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안정환의 ‘FC환타지스타’와 김남일의 ‘싹쓰리UTD’의 맞대결이 담겼다. 무엇보다 안정환의 보기 드문 극대노 장면이 담겨 시선을 끌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