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연이 초겨울 밤하늘과 맞닿은 이틀 동안, 별과 숲, 차와 예술을 매개로 ‘쉬는 법을 다시 배우는 시간’이 펼쳐졌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승철)는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운영한 ‘제주 오티움(Otium) 투어 스타라이트(Starlight)’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고 12월 2일 밝혔다.

오티움은 기쁨을 회복하게 하는 능동적 여가를 뜻하는 라틴어로, 이번 행사는 삶을 돌아보고 자연과 더 깊이 연결되는 데 초점을 맞춘 유료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운영됐다.

이번 투어의 주제는 ‘천문학을 통한 사유의 여행’. 참가자들은 천문학자들과 함께 별과 인간, 우주와 삶의 의미를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에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을 지낸 이강환 박사와 ‘천문학이라는 위로’의 저자이자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교수인 황호성 박사가 참여해 우주적 시각을 열어주는 강의를 진행했다.

첫날 일정은 서귀포 치유의숲과 회수다옥에서 시작됐다. 치유 프로그램과 티(Tea) 맡김 차림을 통해 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뒤, 포도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관람하며 예술을 통한 자기 성찰을 이어갔다.


오후에는 별빛 아래 천문학 강연과 별 관측이 열렸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특히 높았던 스윙 댄스 체험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숙소는 친환경 콘셉트로 설계된 ‘트로피컬 하이드 어웨이 호텔’에서 제공됐다.

둘째 날에는 제주 야자수 농장의 풍경을 감상한 뒤 ‘생각하는 정원’으로 이동해 제주 통갈치구이 정찬을 즐겼다. 이어 도슨트 투어를 통해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참가자 A씨는 “숲속 해먹에 누워 있으니 마치 나무가 된 듯했다”며 “오롯이 쉼에 집중하며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계절 수확물로 만든 차와 다식을 즐기며 욕심 없이 사는 법을 떠올렸다”며 “천문학 강연 덕분에 우주 속 나는 얼마나 작은지 생각하며 내려놓는 감각을 배웠다”고 전했다. C씨 또한 “모든 순간에 정성이 담겨 있었다”며 “제주 자연 속에서 지쳤던 마음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오티움 투어는 사소한 일상에 매여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는 여정을 마련하고자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제주의 자연과 지역 자원을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조명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