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하늘길 막혔다”…상반기 5조원 날릴 판

입력 2020-03-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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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편과 이용객이 크게 줄면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티켓 창구. 국적 항공사들은 2월 넷째주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코로나19로 신음하는 항공업계

아시아권 여객 작년비 62∼85% 줄어
미주·유럽 노선도 11∼30%선 감소
항공사마다 매달 100억∼200억 적자
한일 운항중단…눈덩이 피해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이 심각한 경영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국인 입국제한을 하는 국가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지난 주말 일본의 전격적인 한국인 입국제한에 이어 우리 정부도 비슷한 대응조치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6월까지 이어지면 업계 피해가 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8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은 65만2626명. 전년 동기와 비교해 65.8%나 줄었다. 특히 중국노선 여객이 85.2%나 감소했다. 일본과 동남아 역시 각각 70.6%, 62.1% 줄었고, 미주와 유럽도 각각 11.8%, 2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이를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6월까지 최소 5조875억 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더구나 이 예상치는 일본이 한국인 입국 제한을 실시하기 전인 2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나온 것이어서, 한일간 항공운항도 사실상 중단되는 상황까지 반영하면 매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항공업계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운항을 하지 않는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일본의 전격적인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현재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부분 국제선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은 일본 노선을 9일부터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모든 일본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9일 이후 일본을 오가는 우리 국적 항공사의 노선은 대한항공의 인천-나리타, 제주항공의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 3개 노선만 남게 됐다.

운항중단과 감축으로 매출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지만, 항공기 리스료, 사무실 임차료, 공항시설이용로 등의 고정비용은 그대로 나가 항공사마다 한달 평균 100∼200억 정도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항공사들의 경영상황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정부도 지원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월 17일 지원대책에 이어 항공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주 중으로 세제 감면과 운수권 유예 등을 포함한 추가 지원대책을 내놓는다. 산업은행도 일부 LCC의 금융지원 심사를 마치고 자금 유동성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확산될 경우 세계 항공사가 1130억 달러(약 134조 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을 5일 내놓았다. 이는 2월 21일 예상했던 매출 손실 300억 달러(약 34조 원)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손실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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