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동빈이형, 내 도발에 등판한 것”

입력 2021-04-28 18: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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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6년 만에 야구장에 나타난 데 이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프로야구단 구단주들의 장외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과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스포츠동아DB·사진제공 l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신동빈 롯데 회장이 6년 만에 야구장에 나타난 데 이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프로야구단 구단주들의 장외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과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스포츠동아DB·사진제공 l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롯데·키움 저격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신동빈 회장 6년만에 야구장 등판
정용진, 클럽하우스 통해 또 언급
“도발해서 더 좋은 야구하게 할 것”
“키움 발라버리고 싶다” 과격발언도
신동빈 롯데 회장이 6년 만에 야구장에 등장한 것에 대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언급에 나서면서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라이벌 구도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통 맞수’ 롯데와 야구판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쳐 판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라이벌 구도 통해 야구판 키우자”

신 회장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관전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2015년 9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스와의 경기 이후 처음이다. 롯데 구단 점퍼, 모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본 신 회장은 7회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경기 종료 후 올 시즌 선전을 기원하며 선수단 전원에 한우 정육세트를 전달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거침없는 저격으로 응수했다. 이날 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동빈이형 가만 안도’ 방에 접속해 야구 관련 이야기를 쏟아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신 회장을 ‘동빈이형’으로 부르며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일전에 롯데자이언츠를 도발한 것 때문에 이날 야구장에 왔다”고 했다. 또 신 회장이 7회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에 대해 “야구를 좋아하면 나가지 않는다”며 “야구를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야구장에 그렇게 오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강도 높은 발언에 일부 팬들이 자제를 요청했으나 정 부회장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원한다”고 했다. 또 “지금이라도 동빈이형이 연락해서 ‘너 그만하라’고 얘기하면 그만하겠다. 하지만 아직 전화가 안 왔다”며 “초반에 내가 롯데를 자극했을 때 롯데와 저희 사이에 더 많은 말이 오고 갔다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빈이형이 야구에 관심 많으면 나랑 얘기를 많이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아 서운하다”며 “동빈이형과는 야구 얘기를 많이 못하지만 (김)택진이형(NC다이노스 구단주)과는 자주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키움히어로즈 “다 발라버리고 싶다”

정 부회장은 롯데 자이언츠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키움히어로즈”라며 “다 발라버리고 싶다”고 했다. ‘발라버린다’는 상대방을 가지고 놀듯 쉽게 이기겠다는 의미를 담은 속어다.

그는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나를 ‘X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여과 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SSG랜더스)가 키움을 밟았을 때(이겼을 때) 기분이 좋았다. 이 XXX들 잘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SSG랜더스는 23¤25일 키움히어로즈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챙긴 바 있다. 끝으로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허민 의장과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우면서도 “허민과는 매우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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