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적자…작년 -123억 원
LG생활건강 인수 포기로 사업 종료
‘범롯데가(家)’ 유제품 업체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한다.

이 회사는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넷째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2007년 롯데우유를 롯데그룹에서 분리해 독립하면서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신 회장이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신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사업 부진이 이어지자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푸르밀은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로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통지문을 보냈다. 11월 30일자로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 400여 명을 정리해고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누적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직원들은 갑작스런 정리해고 통고에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노조 측은 “회사는 어떤 협상 절차도 밟지 않은 채 전 직원에게 해고 통지를 했다”며 “경영을 방만하게 한 이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고통을 직원에게 떠넘겼다”고 했다.

실제 푸르밀은 2018년 1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 원, 2020년 113억 원, 2021년 123억 원 등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사업 매각도 추진했지만 LG생활건강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업을 아예 종료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푸르밀의 콜드 체인에 관심을 보였지만 노후된 설비로 인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