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이 노르웨이의 선박용 전기추진 및 전력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인 ‘SEAM’을 전격 인수하며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출처 |한화엔진 홈페이지.

한화엔진이 노르웨이의 선박용 전기추진 및 전력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인 ‘SEAM’을 전격 인수하며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출처 |한화엔진 홈페이지.


한화엔진이 노르웨이의 선박용 전기추진 및 전력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인 ‘SEAM’을 전격 인수하며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화엔진은 최근 SEAM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한화엔진 단독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인수 금액은 약 20억 노르웨이크로네(약 289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이 북유럽의 선박용 전기추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엔진은 단순한 엔진 제조사를 넘어 선박의 전기화와 지능화를 주도하는 ‘통합 추진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게 됐다. 글로벌 해양 산업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화엔진의 이번 전략적 선택은 지속 가능한 해양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한화엔진이 품은 SEAM은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전기추진체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SI) 전문 기업이다. 전기추진 선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추진 모터, 그리고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고도의 소프트웨어를 일괄 공급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전기추진선 도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노르웨이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이다. 한화엔진은 SEAM의 입증된 SI 역량을 흡수함으로써 단순 부품 공급망을 넘어 선박 전체의 동력 계통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최상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엔진 제조사 넘어 SI 역량 확보
한화엔진은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선박의 규모와 운항 특성에 최적화된 추진 시스템 라인업을 대폭 확장할 방침이다. 기존에 강점을 지닌 중∙대형 선박용 이중연료(Dual Fuel) 엔진 솔루션에 SEAM의 전기추진 및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한다. 중∙소형 선박에는 순수 전기추진 및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 갈수록 엄격해지는 국제 해사 기구의 환경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엔진 전문 제조사에서 전력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통합 관리 체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힘으로써 선주들에게 더욱 폭넓고 효율적인 추진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 시장 내 사업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한화엔진은 SEAM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유럽 내 네트워크와 신뢰도를 기반으로 친환경 선박 신조 시장은 물론 기존 선박을 친환경으로 개조하는 애프터 마켓(After Market)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는 한화그룹이 지향하는 해양 에너지 가치 사슬 완성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유럽 시장의 강력한 환경 정책과 선도적인 기술 트렌드를 직접 흡수함으로써 국내 조선 및 기자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종서 한화엔진 대표이사는 “SEAM은 전기추진 및 전력 자동화 분야에서 차별화된 시스템 역량과 실증 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엔진의 해양 추진 솔루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하고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에 대한 대응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