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텔미 신드롬′을 일으킨 원더걸스가 한국판 그래미상을 받을 수 있을까. 원더걸스는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 1집 ′The Wonder Years′와 수록곡 ′텔미′가 각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후보에 올랐으며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댄스&일렉트로닉′ 부문, 종합분야에서 ′올해의 노래(텔미)′ 등 총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더걸스 가창력에 논란이 있었다는 건 알지만 녹음 과정에서 어떻게 녹음했는지는 모른다. 저희는 앨범에 실린 노래 그 자체를 따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판 그래미로 자리잡겠다" 대중음악상은 그동안 ′대중성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중이 잘 모르는 노래가 후보에 오르고 상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정위는 "대중음악은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라 좁은 의미에서 볼 때 클래식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말한다. 시상식 직후 논란은 매년 반복됐지만 개의치 않는다. 대중이 모르는 대중음악이 어디 있느냐는 논의는 7,80년대에 끝난 전근대적 논의"라고 일축했다. 음악평론가 성우진 씨는 미국 양대 음악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비교하며 "그래미는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지만 두 상의 권위는 상당히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미 권위는 점점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1974년 창설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상업성을 기반에 두고 진행됐으며, 올해로 50번째를 맞이한 그래미 어워드는 음반판매량 외에 앨범 완성도, 음반사 기여도 등을 함께 평가한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미국 하이틴 스타 크리스 도트리, 캐리 언더우드가 상을 받은 반면 11일 열린 그래미어워드에서는 영국의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올해의 레코드, 노래 등 5관왕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에이미는 시상식 직전 비자 발급이 안 돼 시상식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반드시 참석해야 상을 주는 국내 시상식의 관행과 달리 ′줄 만한 사람에 준다′는 원칙이 적용된 것. ●"주류 역차별 없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씨는 아이돌스타가 빠진 것에 대해 "기존의 주류 음악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음악 산업에 일조할 것이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음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함으로써 향후 한국음악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고 그럼으로써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인지 놓고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김창남 위원장은 "인디 음악상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이 상의 정체성은 출발부터 그랬다"면서 "주류를 역차별하려는 것은 아니다. 주류 비주류 구분을 인정하지 않고 그 음악이 산출해낸 결과를 다룬다. (주류와 비주류의) 교집합을 점차 넓히기 위해 선정과정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말했다. 1회부터 ′올해의 음반(앨범)′을 받은 수상자는 더더, 마이앤트매리, 두번째 달, 스왈로우로 대중에게는 생소한 것이 사실. 올해는 에픽하이, 이상은, 이적, 이승열, 할로우잰, 허클베리핀 등 6팀이 후보에 올랐다. 선정위는 "주류음악에 대한 평가는 다른 곳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의 대중에게 많이 팔렸느냐가 아니라 충분히 기회가 되면 호응을 받을 수 있는데 못 받는 음반과 노래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3월 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리며 OBS경인TV에서 녹화중계 한다. 네티즌투표는 12일부터 3월 2일까지 네이버를 통해 진행된다. 또 4월 하순에는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수상자들이 기념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